드루킹 특검, 본격 절차 착수했지만…'핫바지 특검' 우려

절차상 조기 특검 구성 쉽지 않은데 선거법 공소시효는 당장 6월 말…정권초 의식해 추천 검사들도 손사래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30 17:59:47
▲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가 공판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大選)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드루킹 특검법'을 재가하면서 현 정부 첫 특검이 본격적인 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특검이 구성되기까지의 길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특검을 누가 맡게 될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정치적 부담감에 모두가 손사래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김경수 전 의원이 빠지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향후 특검 수사가 소위 말하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드루킹 특검을 재가·공포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 등 법률공포안 2건 등을 심의 의결했다"며 "제360회 국회(임시회)에서 의결되어 정부로 이송되어 온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헌법 제53조에 따라 공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청와대는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한 드루킹 특검을 서둘러 처리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화요일인 22일에 국무회의를 개최하지 않고 21일로 앞당겨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 추경안만 의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전날 드루킹 특검법을 결국 의결시켰고, 이날 임기가 종료되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특별검사 임명 서면 요청을 하는 절차도 밟았다.

비록 국회법 제14조에 '국회의원 총선거 후 의장이나 부의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사무총장이 임시회 집회 공고에 관해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돼 있으나, 사무총장이 대행해서 드루킹 특검법 절차를 밟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렵사리 마련한 '드루킹 특검'이지만, 특검 출범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특검 후보 추천권을 가진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문제를 논의할 추천위원회 회의를 내부 일정 문제로 인해 다음 달 4일 이후에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대통령은 국회의장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특검 후보자 추천을 국회 각 당에 의뢰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각 당은 다시 변협으로부터 4명을 추천받아 이 중 2명을 5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각 당의 추천서를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특검 추천 후보자 가운데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그 때문에 각각 하루씩 걸러 신속히 처리할 경우 빠르면 다음 달 2일 특검 절차가 마무리되지만, 변협의 스케줄 상 실제로는 다음 달 5일에나 특검이 임명될 수 있다. 만일 단계별로 규정된 기간을 모두 쓰면 2주의 기간이 소요,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의 수사팀 구성 등을 위한 준비 기간 역시 필요하다. 특검이 법적으로 명시된 20일의 준비 기간을 소요할 경우 다음 달 25일이나 본격 수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정작 특검 후보들이 난색을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대한변협은 전국 지방변호사회에서 추천받은 특검 후보 30~40명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나 대부분 고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득홍 전 서울고검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임정혁 전 법무연수원장, 민유태 전 전주지검장 등이 세평에 오른 인물로 거론된다.

여기에 일각에서 김경수 전 의원이 빠진 특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역대 특검에서는 정권 초기보다는 정권 말에 진행한 특검에서 성과가 더 컸다. 정권 초반에 지지율이 높은 정권과 등을 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설령 어느 정도 성과를 내 증거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선거법 위반에 대한 공소시효가 거의 끝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만일 김경수 전 의원이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것이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도운 대가성 청탁이라고 본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부터 공소시효 6개월을 적용해 오는 6월28일에 시효가 만료된다. 수사 중에 김 후보의 혐의가 확인된다고 해도 시효 만료 전에 기소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22일 "공소시효를 넘겨서 관련자들 처벌을 피하려고 하는 아주 악랄한 술책"이라면서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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