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잊지못할 빗속의 여인 그 여인을 잊지못하네"… 귀에 익숙한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 신중현(80)의 명곡이 줄줄이 울려 퍼진다.

    "미인이시네요." 극중 병연(스테파니)에게 첫 눈에 반해 말을 건네는 주인공 강호 역의 정원영. 그는 연습 시작 전의 부산스러움은 찾을 수 없고 순식간에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을 이끌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이어 스테파니는 매혹적인 몸짓으로 박시인, 백예은과 함께 후랏빠 시스터즈의 무대 '알 수 없네'를 소화했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신중현 사단 중 하나였던 펄시스터즈를 연상케 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28일 오후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 3관에서 진행된 창작뮤지컬 '미인' 연습 현장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원곡자이자 록의 대부 신중현이 처음으로 방문해 제작진과 배우들을 격려했다.

    신중현은 "보잘 것 없는 음악을 뮤지컬로 만들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음악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이다. 오늘 여러분을 뵙게 된 건 일생일대의 가장 즐겁고 멋진 날"이라며 "뮤지컬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몰랐는데 너무 대단하다. 매일매일 보고 싶다"고 전했다.
  • 이후 '미인' 팀을 대표해 배우 스테파니가 신중현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정원영은 넙죽 큰절을 올려 분위기를 띄웠다. 정원영은 "음악이 정말 좋다. 영광이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한 뒤 "선생님 건강하십시오"를 외쳤다.

    뮤지컬 '미인'은 '3천만의 히트곡'이라 불리는 '미인'을 비롯해 '아름다운 강산', '봄비', '커피 한잔', '꽃잎', '빗속의 연인', '리듬 속에 그 춤을', '거짓말이야' 등 신중현의 친숙한 히트곡 23곡으로 채워진다.

    이야기는 1930년대 경성의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배경으로 어두웠던 시대에 저항하고 부딪쳐온 아름다운 청춘의 순간을 담았다.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 참여한 정태영 연출, '마마 돈 크라이'를 쓴 이희준 작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6월 15일부터 7월 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