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후보, 1250원인데 1150원이라고 주장... '서울 실업자 수'도 몰라
  • 부처님 오신날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 참석한 안철수(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뉴시스 DB
    ▲ 부처님 오신날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 참석한 안철수(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뉴시스 DB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정당 후보 가운데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시장)와 김종민 정의당 후보가, 방송 인터뷰 도중 '서울시내 지하철 요금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오답을 내,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의 실업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도 정확한 수치를 모른다고 답했다. 문제의 인터뷰는 24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공개됐다. 인터뷰는 개그우먼 강유미 씨가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현안과 관련된 질문을 즉석에서 던지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박원순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김종민 후보가 참여했다.

    먼저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내 지하철(기본)요금을 묻는 질문에 “1,250원인데 교통카드를 찍으면 1,150원”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같은 질문에 김문수 후보는 “교통카드 기준으로 1250원”, 김종민 후보는 “1450원”이라고 각각 답했다. 이들 3명 중 정답을 맞춘 사람은 김문수 후보가 유일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지하철 기본운임(10km이내)은 선후불 교통카드 기준 1,250원이다. 10km 이후부터는 추가운임이 발생한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현직 박원순 시장 재임시절인 2015년 6월 인상됐다. 

    세 후보는 '서울시의 실업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느냐'는 질문에 각기 다른 답을 내놨다. 먼저 박원순 후보는 “그렇게 숫자를 정확히 물어보면 제가 잘 모르죠. 실업률이 높은 건 사실이라 걱정”이라고 답변했다. 김문수 후보는 “17만명이 맞다”고 했으며, 김종민 후보는  “17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경인지방통계청 조사결과를 보면, 서울의 실업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25만여명을 넘어섰다.

    이날 인터뷰 중 '지하철 요금' 대목이 유독 눈길을 끈 이유는, 비슷한 질문이 후보의 당락을 가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4년 전인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정몽준 후보는 선거 내내, '버스요금도 모르면서 시장이 되려 하느냐'는 손가락질에 시달렸다. 정 후보는 2008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버스요금을 묻는 질문에 “요즘은 카드로 계산하지 않습니까. 한 번 탈 때 한 70원 하나?”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정 후보는 발언 직후 “총선 때 마을버스를 몇 번 탄 적 있는데 그 때 요금을 700원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착오를 일으켜 70원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누리꾼들의 비난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정 후보의 버스요금 발언은 2008년 나왔지만, 당시 박원순 후보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던 정몽준 후보는 6년 전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박원순 시장의 지하철 요금 오답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이 3년 전에 올린 지하철 요금도 모르고, 실업자 수가 몇 명인지도 모르면서 예산을 쓰느냐”고 쏘아붙였다. 

    다른 누리꾼은 “지하철 요금이야 몰라도 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과거 정몽준이 버스비 모른다고 욕하지 말았어야 했다. 심지어 정몽준은 서민팔이에 나서지도 않았다”며, 박 시장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같은 사건을 다른 식으로 대하는 언론과 속칭 진보지식인들의 위선을 지적했다. 

    “자가용으로 자주 다니면 잘 모른다. 박원순도 모를 수 있고, 정몽준도 모를 수 있다. 그런데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교통카드 충전 못한다고 그렇게 욕하던 좌파인사들이 이번 일에 대해서는 놀랍도록 조용하다.”

    한편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출연을 고사했다. 안 후보 측은 “프로그램 진행자의 편파적 언행 등에 비추어 공정한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