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회담은 '장밋빛 전망' 문재인과 '어정쩡 비핵화' 김정은의 합작품"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의 남북정상 '깜짝회담'에 관한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의 남북정상 '깜짝회담'에 관한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의 남북정상 '깜짝 회담'에 '내용'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남북·미북 간에는 북핵 폐기가 핵심 의제인데, 이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의 진전이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북 합의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 외에 북핵폐기 내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며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의 진전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회담의 실체에 해당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는데도 '깜짝 회담'이 성사된 이유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6·13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지방선거 하루 전에 열릴 예정이던 미북정상회담이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취소되는 등 '장밋빛 전망'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자,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깜짝 회담'이 열렸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지난 번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갔을 때 미국 측이 보인 외교적 결례는 가히 외교 참사의 수준"이라며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핵 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는 김정은이 동시에 미국의 압박을 받자,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 이번 깜짝 남북회담"이라고 바라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북정상회담 취소 '강경책'이 김정은을 '깜짝 회담'으로 끌어냈다는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홍준표 대표는 북핵 폐기를 위한 국내외적인 압박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홍준표 대표는 "판문점선언의 후속조치조차 거부하고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도 불성실하던 북한이 다급히 남북회담에 나선 것은 미국의 단호한 의지와 중국의 압박 때문"이라며 "결국 강력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만이 북핵을 폐기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과 관련해서도 "북핵폐기결의안이 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당대표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전날의 남북정상 '깜짝 회담'을 강력 비판하며 안보 정당을 자임하고 나선 것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다른 원내 정당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풍전등화와도 같은 한반도의 운명 앞에 남북정상은 기꺼이 흉금을 터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눈물겨운 노력에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격식 없이 열릴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든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어제 남북정상회담은 형식면에서 남북 셔틀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에 발판을 놓은 회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 비핵화 의지와 목표를 거듭 확인한 만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