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균렬 서울대 교수 "500명 투입해 1개월이면 핵실험장 되살릴 수 있어"
  •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대해 '사기 쇼(Show)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 이목이 쏠린다. 

    앞서 북한은 24일 전문가 참관을 배제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입구 쪽을 폭파했다. 당시 현장 폭파 과정에서 산등성이 형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입구 주변만 무너져 내렸다. 실제 내부가 완전히 파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모든 갱도가 폭파된 건지 확실치 않다"며 폭발 규모와 정도를 육안으로 확인해 줄 외부 전문가가 없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6일자 보도에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갱도 입구만 폭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붕괴된 갱도를 복구하는 방법이 새로운 갱도를 파는 것보다는 쉽다"고 언급했다.

    서균렬 교수는 "북한이 다시 쓰겠다고 결심만 하면 노동자 500명을 동시에 투입해 3, 4번 갱도를 복구하면 1달 만에 다시 실험장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의지에 따라서 3, 4번 갱도는 얼마든 복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책임연구원은 "이번엔 갱도 입구와 부대시설을 폭파했다는 정도지 갱도 안쪽을 폭파할 방법은 사실 없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의 경우 위력이 60kt이 넘었는데 2번 갱도는 이 정도도 버텼다. 이 정도의 규모면 트리니트로톨루엔(TNT)이 5만t 정도 필요한데, 그런 규모의 TNT를 북한이 이번에 썼을 리 없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특수 목적 핵무기는 아직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핵 지뢰와 같은 전술핵과 다탄두 소형화탄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 4번 갱도의 효용성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과거 핵실험 증거도 풍계리에서 찾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용수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무너진 갱도에) 샛길 터널을 파서 검증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시추를 통해 시료 채취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폭파는 비핵화로 가는 첫걸음 정도로 의미를 과장하거나 축소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우리 측 취재진 8명이 26일 귀국한다. 방송사와 통신사 기자들로 구성된 취재진은 원산에서 출발하는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돌아온다. 표면적이긴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직접 눈으로 살펴본 취재진이 어떤 평가와 설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