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 단일화 필요성은 '공감' 결심은 '아직'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문수-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문수-안철수 캠프의 공식 입장은 '단일화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는 것이지만, 내부에서는 소수 고위 캠프 관계자들이 극비리에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은 단일화 논의를 묻는 기자에게 "캠프 간 물밑 접촉이 있었다는 보도는 오보"라며 "보수가 통합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에 한 말일뿐, (김문수) 후보 동의를 받은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교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도 "캠프 간에 단일화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 게 없다"며 "캠프발(發)로 말이 나가는데 캠프에서도 누가 한 말인지 확인할 수 없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인 발언과 다르게 내부적으로는 후보 단일화 문제를 위해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공식화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안철수 캠프 고위급 관계자는 "양측이 서로 소통하고 지내고 있다"며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인식과 공감은 확산되어가고 있고 상호 간의 접촉은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것이 국민들께서 원하시는 방향이라 보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당 캠프 고위급 관계자도 "실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치르기 어려운 상황인데 시장 단위에서 단일화 이야기가 나와야 구청장이나 시의원도 단일화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실제 서울시장 단일화 논의에 물꼬가 틔면서 평택시장, 강남구청장 등 시·구 단위의 단일화 논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에는 별도의 소통 채널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 간의 대면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양측 논의가 잘 이뤄지면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측 후보들은 공감대를 이루는 이슈에 대해 공동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김문수, 안철수 후보 모두 한미동맹이 해체되어선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며 "야권공조는 국회 차원에서 해왔던 것이니 (어렵지 않다)"고 했다.

후보 간의 단일화 방식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한 쪽에서 자동적으로 (굽히고) 들어가거나 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며 "인위적인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인위적 방식은 한 후보가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이 아닌, 국민 여론조사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가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일화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후보 간의 결심이 먼저 서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 필요성을 주변에서 이야기 해도 최종적으로는 후보가 결심할 문제인데, 후보가 공식적으로 안된다, 어렵다고 이야기 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의 시기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27일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시간상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는 마음만 굳히면 하루면 다 끝낼 수도 있다"고 말해 전격적인 성사 가능성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