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 강제북송 반대' 국민대회... "인권 말하는 민변이 탈북민 인권 외면"
  • ▲ 탈북민강제북송반대전국연합(이하 탈북민연합·대표 이성구)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탈북 여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탈북민 및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시민 등 약 500명(경찰 추산 약 250명)이 모였다. ⓒ뉴데일리 백요셉
    ▲ 탈북민강제북송반대전국연합(이하 탈북민연합·대표 이성구)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탈북 여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탈북민 및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시민 등 약 500명(경찰 추산 약 250명)이 모였다. ⓒ뉴데일리 백요셉

    탈북민강제북송반대전국연합(이하 탈북민연합·대표 이성구)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탈북 여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효자치안센터 앞에는 탈북민을 비롯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약 500명(경찰 추산 약 250명)이 모여 탈북 여종업원 12명 북송을 추진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을 규탄하고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이성구 대표,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 김태희 자유와 인권을 위한 탈북민연대 대표, 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성구 탈북민연합 대표는 "탈북 여종업원 12명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느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더이상 북한에 비굴한 태도를 보이지 말고 이제라도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 JTBC는 "(탈북) 종업원들이 목적지를 모른 채 국정원을 따라온 것이며, 여종업원 12명 중 일부는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허강일 당시 류경식당 지배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JTBC 보도 이튿날 통일부는 "새로운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년 간 정부가 탈북 여종업원 12인에 대해 "자유의사로 한국에 왔다"고 말해온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지난 14일에는 민변이 2년 전에도 제기했던 '국정원 기획 탈북' 의혹을 꺼내들며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결국 강한 위기감을 느낀 탈북민들은 맡은 업무를 모두 제쳐두고 거리로 나서게 됐다는 후문이다.

  • ▲ 김성민(사진)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백요셉
    ▲ 김성민(사진)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백요셉

    김태훈 한변 대표는 "진심으로 북한에 돌아갈 의사가 있는 여종업원이 2년 간 한국 사회에서 별말 없이 지냈을까 의문"이라며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한 국정원 인권보호관이 여종업원 전원을 수 차례 면담했으나 누구도 북한 송환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태희 탈북민연대 대표도 "북한의 실체를 아는 우리(탈북민)들은 목숨 걸고 이 땅에 넘어왔고, 우리를 받아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며 살아왔다"며 "그러나 이 자유의 땅이 우리들의 감사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표는 "북한에서도 두려움에 떨던 우리가 한국까지 와서 북송의 공포를 느끼고 산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 전국 탈북민들은 정부가 여종업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 기획 탈북'을 주장하고 있는 민변과 참혹한 북한인권실태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인권을 말하면서 오히려 인권을 파괴하고 탈북민들을 사지(死地)로 내몰려는 민변을 규탄한다"며 "문재인 정부도 더이상 가짜 평화에 현혹되지 말고 탈북민들을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도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될 탈북민을 위한 집회는 많이 해봤지만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에 보내지 말라는 집회는 처음"이라면서 "왜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들이 '(여종업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북송은 절대 없다'고 당당하게 말을 못하느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최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에게만 관심이 있고 2,300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우리 탈북민들은 정부의 대북(對北) 대화에 이용되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탈북민연합 집회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정부는 북한의 탈북 여종업원 송환 요구를 즉각 거부하라", "인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등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