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취재진 방사능 측정기, 위성전화 압수... 열차 창문 가리고 한밤 이동
-
이런 가운데 북한 측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하는 한국과 외신 기자들에게서 방사능 측정기와 위성전화를 압수해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北원산에 먼저 도착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기자들은 도착 직후 북한 당국자들에게 방사능 측정기와 위성전화를 압수당했다고 한다. 당시 英스카이 뉴스의 톰 쳬셔 기자는 자신의 SNS와 생중계 보도를 통해 “원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북한 측에 방사능 측정기와 위성전화를 압수당했다”고 밝혔다.
톰 쳬셔 기자는 “우리는 여러 번 항의했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핵실험장은 완전히 안전하기 때문에 이런 것(방사능 측정기)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원산에 도착한 한국 공동취재단도 공군 특별기로 원산 갈마 비행장에 도착하자마자 방사능 측정기와 위성전화를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英‘익스프레스’ 등은 美‘38노스’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관람대가 거의 완성됐고 이곳으로 가는 길도 닦였다”면서 김정은이 참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러나 김정은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참관할 지는 미지수다. 북한 측의 말대로 “풍계리 핵실험장이 매우 안전하다”면 외국 취재진의 방사능 계수기를 빼앗을 필요가 없음에도 압수한 점, 외국 취재진들의 관람대가 폭파할 갱도로부터 수백 미터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프레스센터와 취재진 숙소가 있는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까지의 거리는 420km 안팎. 그런데 이동 시간은 12시간 걸린다고 한다. 열악한 철도 사정 때문이라고.
취재진들은 창문 바깥을 볼 수 없는 기차에 실려 12시간 동안 이동한 뒤 다시 버스 등을 타고 2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만탑산 아래에서부터 1시간 동안 걸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 올라가야 한다.
취재진들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즉 갱도 폭파 장면을 취재한 뒤로도 사진과 영상 등 관련 보도를 접하려면 25일 오후는 돼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 및 기사 송고 작업을 하려면 원산까지 15시간 걸려 다시 돌아온 뒤에나 가능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