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 '천지' 등 고급담배 더 고급스럽게 포장해 '외화벌이'
  • ▲ 북한이 최근 품질과 가격을 높인 담배를 중국에 수출해 외화를 벌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SNS 인스타그램에 유통되는 북한담배 사진. ⓒ인스타그램 화면캡쳐.
    ▲ 북한이 최근 품질과 가격을 높인 담배를 중국에 수출해 외화를 벌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SNS 인스타그램에 유통되는 북한담배 사진. ⓒ인스타그램 화면캡쳐.
    북한이 최근 담배의 품질과 가격을 높여 수출용으로 만들고, 이를 중국에 내다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김정은 담배'로도 알려진 '7.27' 담배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2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담배공장들이 생산한 담배를 중국에 팔고 있는데 한 갑에 8위안(한화 약 1,360원, 북한 원화 약 1만 4,000원)을 받는다”며 “노동당 하급 간부나 일반 근로자들은 엄두도 못 낼 비싼 값이라서 이를 사서 피울 만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는 수출용이라는 뜻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북한 담배공장들이 생산한 담배는 과거에 비해 품질이 비교가 되지 않게 좋아졌다”면서 “그 중에서도 ‘천지’ ‘고향’ ‘7.27’ 같은 담배들은 포장도 얇은 금속 통을 사용하는 등 고급스럽게 만들어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 비싼 값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이 담배를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는 대부분 노동당 자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그 혜택을 못보고 있으며, 특히 담배공장 근로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봐야 우리 차례로 돌아오는 것은 보잘 것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래도 담배공장 근로자들은 담배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면 월급과 어느 정도의 식량 배급을 받는 등 일반 주민들보다는 그나마 조금 나은 형편이어서 크게 반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제품으로 당국이 얼마나 큰돈을 버는 지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저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만 돼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조금 다른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회령시에는 ‘4.25 담배공장’이 있는데 생산한 담배 대부분을 군대로 보내지만 수출을 위한 담배 공장도 따로 있다”며 “여기서 근무하면 일반 근로자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지만 뒷배(배경)가 없으면 갈 수가 없는 직장”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북한이 중국에 담배를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담배를 고급화해 비싼 값에 판매 중이라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는 시세 차익을 노린 담배 판매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럴 때 고급스럽게 변신한 북한 담배가 다른 나라 제품으로 둔갑하면 세계 담배밀수조직에게 꽤 괜찮은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국경에 훨씬 많은 (대북제재) 구멍이 생겨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담배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