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기 6개월 정도 남아... 민노총, 아침 7시부터 ‘환영’
  • ▲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뉴데일리DB
    ▲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뉴데일리DB

    2015년 민중총궐기 불법 시위 주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한상균(56) 전 민노총 위원장이 21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출소한 한 전 위원장은 "동지들과 함께 다시 머리띠를 동여매겠다"며 대(對)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노총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7시경부터 교도소 주변에서 현수막과 노동가를 틀어놓고 한상균 전 위원장의 출소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정문을 통해 걸어나온 한 전 위원장은 곧장 마이크를 잡고 "이 땅의 노동자 계급이 더 이상 정치꾼들의 들러리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되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외쳤다.

    그가 약 5분 간 출소 소감을 전할 때 민노총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 "투쟁 투쟁"을 외쳤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력시위 '민중총궐기'를 실질 주도한 혐의가 인정돼 구속 수감됐다. 당시 집회에서는 노조 조합원들은 쇠파이프를 경찰에 휘둘렀고 경찰 버스에 불을 지르고 밧줄을 묶어 넘어뜨리는 등의 행위를 가했다.

    그로 인해 경찰관 80여명 및 경찰 버스 40여대가 파손됐다. 당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그는 서울 조계사에 은신해 경찰과 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조계사 신도회에서 "한상균 위원장의 은신을 용납할 수 없다"고 거세게 항의해 끝내 체포됐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결국 실형 3년을 선고받았다.

  • ▲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노총이 주축으로 노동절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종대로 가장자리로 이석기와 한상균의 석방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광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노총이 주축으로 노동절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종대로 가장자리로 이석기와 한상균의 석방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광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정권 교체 후 사실상 한상균 전 위원장의 가석방이 예상됐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출마 전 2016년 11월 한상균 전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최근 근로자의날 등 민노총 주도 집회에서는 '한상균 및 이석기 석방'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도로 곳곳에 나붙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주 법무부는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현재 형기를 6개월 정도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현재 민노총과 문재인 정부의 관계는 다소 매끄럽지만은 않다.

    지난달 말 민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 정부에서 재벌 개혁과 관련한 직접적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다",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는 표현을 쓰며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앞서 민노총 관계자들은 정치권을 향해 한상균 전 위원장 사면 등을 요구하며 민주당사를 점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노동계 만찬 당시에도 민노총 측은 참가를 거부했다.

    지속적으로 정부를 향해 재벌 개혁 및,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21일 한 우파 시민단체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실형을 산 한상균 전 위원장이 영웅 대접 받으며 출소하는 광경이 황당할 따름"이라며 "이러다 온갖 정치사범을 다 사면하는 것 아니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24일 서울 민노총 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 일정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