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좌파교육감 후보, 송주명 후보와 정책연대 합의
  • 민주진보교육감 예비후보 연석회의가 2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천막 앞에서 '공동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교육감 예비후보(전 동성중 교장), 조희연 서울교육감 예비후보(현 서울교육감), 송주명 경기교육감 예비후보(전 민교협 상임공동의장). ⓒ뉴데일리 정호영
    ▲ 민주진보교육감 예비후보 연석회의가 2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천막 앞에서 '공동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교육감 예비후보(전 동성중 교장), 조희연 서울교육감 예비후보(현 서울교육감), 송주명 경기교육감 예비후보(전 민교협 상임공동의장). ⓒ뉴데일리 정호영

    6월 13일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좌파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정책 연대에 합의했다. 특히 각각 서울과 인천지역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된 조희연(현 서울교육감), 인천 도성훈(전 전교조 지부장) 예비후보는 경기 송주명(한신대 교수) 예비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지원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속칭 진보교육감의 맏형이나 다름 없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재선 도전을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실을 고려한다면, 조희연 도성훈 두 예비후보가 현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아닌 송 예비후보와 손을 잡은 사실은 이례적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출신인 송 예비후보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앞에서 열린 '민주진보교육감 예비후보 공동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조희연, 도성훈 예비후보와 함께 참석해 얼굴을 알렸다. 같은 시각 이재정 예비후보(현 경기교육감)는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및 접경지역 평화통일교육지구 설치 정책 협약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조희연 예비후보(서울교육감)는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이재정 예비후보와 협약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광화문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조 예비후보의 일정 변경은, 진영 내부 경선을 거쳐 선출된 송주명 예비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조희연 예비후보는 “수도권 3개 시도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한 경선에 참여해 후보로 선출된 세 사람이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라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도성훈 예비후보도 “수도권 진보단일후보들이 남북평화, 학교자치와 같은 시대적 요구를 완수하고자 모였다”고 거들었다. 조희연 예비후보는 김대중도서관 행사 불참과 관련해 “당초 모레(23일)쯤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 참석하기 어렵게 됐다”고 해명했다.

    3명의 예비후보가 각 진영 내부 경선을 거쳤다는 공통점을 앞세워 연대를 강조한 반면, 이재정 예비후보는 홀로 기자들 앞에 섰다. 김대중도서관 행사에는 조희연 예비후보 외에도 강원 민병희 예비후보(현 강원교육감)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이 예비후보 혼자 기자회견을 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예비후보는 조희연 민명희 두 예비후보와 공동 명의로 작성된 '평화통일교육 공동선언문'을 통해 △교육청에 남북교육교류부서 신설 △평양·황해도 등과 교육 교류 △접경지역에 통일교육 시범학교 설치 등을 제안했다.

  • 이재정 경기교육감 예비후보(사진 중앙·현 경기교육감)은 같은 시각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및 접경지역 평화통일교육지구 설치 정책 협약식'에 참석했다. 주최 측인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정세현)은 당초 조희연 후보와 민병희 강원교육감 후보(현 강원교육감) 참석을 예고했으나 두 사람은 이날 불참했다. ⓒ뉴데일리 정호영
    ▲ 이재정 경기교육감 예비후보(사진 중앙·현 경기교육감)은 같은 시각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및 접경지역 평화통일교육지구 설치 정책 협약식'에 참석했다. 주최 측인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정세현)은 당초 조희연 후보와 민병희 강원교육감 후보(현 강원교육감) 참석을 예고했으나 두 사람은 이날 불참했다. ⓒ뉴데일리 정호영

    앞서 지난달 23일, 경기지역 좌파교육감 후보단일화 추진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는 모바일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송주명 예비후보를 '민주진보단일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으나, 이 예비후보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단일후보' 명칭을 쓸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최근 단일후보 명칭 사용과 관련된 기준을 각 후보 캠프에 공문으로 보내, 각 진영에 속하는 모든 후보가 단일화 추진기구 경선에 참여한 경우에만 '단일후보'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사실을 의식한 듯 송주명 예비후보는 "39개 단체, 3만명 이상의 경기도민이 참여한 경선을 통해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선관위의 결정으로 '단일'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조희연 송주명 도성훈 세 예비후보는 공동 공약으로 △남북 학생 교류 추진 △비무장지대 활용한 생태·평화교육 추진 △평화교육과정 공동 개발을 골자로 한 평화교육벨트 조성 △교원 임용 및 승진제도 개혁 △학교 비정규직 차별 철폐 △시·도교육청 자율권 확대 등을 제시했다.

    각 지역 별 경선을 거친 3명의 예비후보가 정책 연대에 합의하면서, 속칭 진보교육계가 경선에 불참한 이재정 현 교육감 대신 송주명 예비후보를 '적통'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송주명 후보는 물론이고 진보진영에서도 (경선에 불참한) 이재정 교육감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만일 조 교육감이 이 교육감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 진영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선거는 결국 표 쟁탈전이기 때문에, 조 교육감도 단일화 과정을 거친 후보와 연대하는 것이 자신의 재선 행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