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NSC 부보좌관 출신 고르카 “NATO와 같은 지역동맹체제면 가능” 주장
  • ▲ 지난 18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시 한국만큼 발전시켜주겠다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공영 P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8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시 한국만큼 발전시켜주겠다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공영 PBS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 김정은은 몰락한 가다피와는 다르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면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북한을 보호해주고, 김정은은 계속 그의 나라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체제 보장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전직 美정부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 체제를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9일 트럼프 美대통령의 북한체제 보장에 대해 게리 세이모어 前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데니스 와일더’ 前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로버트 갈루치’ 前국무부 북핵 특사, 세바스찬 고르카 前백악관 NSC 부보좌관의 의견을 정리해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고르카 前백악관 NSC 부보좌관만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NATO와 같은 집단 안보체제를 만들면 이를 통해 체제 보장을 해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大 벨퍼 센터 소장은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 위협은 외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소장은 “예를 들자면 만약 북한 내에서 정치적 목적의 주민 봉기나 정치적 불안정 상황이 벌어질 경우”라며 “이때 미국이 김정은 체제의 생존에 어떤 보장도 해줄 수 없음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소장은 “경제적 발전과 개혁 또한 김정은에게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발전으로 북한 주민들이 더 잘 살게 되면, 그들은 곧 정치적 개혁도 바라게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부시 정부 시절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냈던 대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大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체제 보장 발언은 렉스 틸러슨 前국무장관이 제시한 ‘4No’와 비슷한 뜻으로 북한 정권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미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틸러슨 前국무장관의 ‘4No’란 북한의 정권 교체 시도, 체제 붕괴, 침공, 흡수통일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와일더 교수는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존속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고, 북한 주민들의 반발로부터 그를 보호할 수도 없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 ▲ 2017년 5월 북힌이 비핵화만 하겠다면 체제를 보장해주겠다고 밝히는 렉스 틸러슨 당시 美국무장관. ⓒKBS 당시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7년 5월 북힌이 비핵화만 하겠다면 체제를 보장해주겠다고 밝히는 렉스 틸러슨 당시 美국무장관. ⓒKBS 당시 관련보도 화면캡쳐.
    부시 정부 시절 국무부 북핵 특사로 일했고, 퇴임 후 美의회 도서관 산하 ‘존 W.크룩 센터’ 이사장, 존스홉킨스大 SAIS 산하 한미연구소 이사장을 맡았던 로버트 갈루치는 “4년 또는 8년 임기의 美대통령은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을 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갈루치 前북핵 특사는 “제 생각에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도 지속될 수 있는 대북 체제 보장은 美北관계에 달려 있다”면서 “따라서 북한과 미국 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북한의 목표가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갈루치 前북핵 특사는 이어 “만약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가 정상화되면 미국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관계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 이전에 활동했던 美고위 관료들은 미국은 김정은 체제를 보장할 수 없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트럼프 정부에서 NSC 부보좌관을 지낸 세바스찬 고르카 現폭스 뉴스 안보분석가는 “NATO와 같은 지역 군사동맹을 만든다면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르카 분석가는 “우리는 1949년 이후 지금까지 NATO를 통해 유럽을 보호했는데 왜 한국에서는 불가능하겠느냐? 당연히 가능하다”면서 “미국이 NATO로 반세기 동안 유럽을 지킨 것처럼 북한에게도 가능하다.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김정은 체제 보장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체제 보장을 먼저 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와 “완전한 비핵화가 먼저”라는 미국의 요구는 ‘닭과 달걀’ 난제와 같은 성격이어서 실행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