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중러 기자 모두 낼 경우 5억원 ‘부수입’…“영변 원자로 땐 27억 거둬” 소문도
  • ▲ 北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맡은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맡은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北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맡은 ‘뉴스1’과 MBC의 취재기자 8명이 21일 오전 中베이징으로 떠났다. 북한은 아직도 한국 정부가 보낸 취재기자 명단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이 한국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는 사이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비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TV조선’은 “북한이 미국 취재단에게 입국 절차를 통보했다”면서 “19일 새벽 ABC와 AP, CNN 등에게 취재를 하려면 22일 오전 11시까지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집결하라고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입국 비자(사증) 발급 명목으로 취재인 1인당 1만 달러(한화 약 1,080만 원)을 요구했다고 여러 명의 외신기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TV조선’은 “북한 입국 비자 비용, 항공료 등을 합해 풍계리 취재에 들어가는 비용은 취재인 1명 당 3,000만 원 정도가 들어갈 것 같다”는 외신기자들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북한 측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취재를 희망하는 외신들에게 “비용은 자체 부담”이라고 밝힌 데 따른 계산이라고 한다.

    북한이 비자 발급 비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한 것이 미국에게만 해당되는지 아니면 영국, 중국, 러시아에 모두 해당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전체 기자들에게 요구한다면 미국 취재진 12명에다 영국, 중국, 러시아까지 포함할 때 북한이 벌어들일 비자 발급 비용만 50만 달러(한화 약 5억 4,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 美38노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 美38노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를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시설은 서쪽 갱도 위에 있다. ⓒ美스팀슨센터 38노스 관련보고 화면캡쳐.
    북한이 버는 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하는 외신기자들은 中 서우두 공항에서 70인승 고려항공 전세기 편으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여기다 원산에 차려진 북한 호텔과 프레스센터,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까지 가는 특별열차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한다. 외신들은 이 모든 과정에 1인당 약 3,000만 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최악의 경우 북한은 외신들에게 예상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중앙일보’는 북한 당국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하려는 외신기자들에게 비자 발급 비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소식과 함께 “2008년 6월 27일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당시 5개국 7개 언론사가 이를 취재했는데 당시 美정부가 25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을 지불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풍문도 더했다.

    영변 핵시설보다 더 큰 규모로 이뤄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폭파쇼’인데다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위한답시고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으로 이어진 철도까지 새로 정비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들에게 예상보다 더 큰 돈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북한이 취재진 명단을 담은 통지문 접수를 계속 거부한 상황임에도 한국 언론은 혹시나 북측이 취재를 허용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중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이들 또한 북측이 취재를 허용한다면 적지 않은, 어쩌면 외신기자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즉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통해 50만 달러 이상의 외화벌이를 하는 셈이 된다. 탈북자 등에 따르면 50만 달러는 한국이나 미국, 영국 등에는 큰돈이 아니라 해도 북한에서는 서방 국가에서의 1,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