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이제 그만" 金·安 공세에도 요지부동… 朴 "이합집산 해봤자" 여유만만
  • ▲ 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DB
    ▲ 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DB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연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7년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의 무대응 전략에 좀처럼 이슈를 모으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현 선거 국면에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한달 남짓 남긴 상황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에 운을 떼고 안 후보가 이에 보조를 맞추면서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의 3선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들은 "박원순 시장이 이제 그만 둬야 한다는데 대해 공감 연대가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박 시장 7년 동안 서울은 발전을 멈췄다"며 "서계동, 청파동 등 서울역 주변을 보니 너무 낡고 과거 전쟁 직후의 판자촌 그대로인데, 도시재생 벽화만 그리고 있어 심각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지난 7년간 시정을 평가해보면 달라진 것이 없고 후퇴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저는 일자리 도시, 교육 도시,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강남·북의 격차를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깜짝 놀랄만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가 단일화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문수 후보와 안 후보는 서로에게 견제구를 날리며 자신이 야권 대표 후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18일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첫 언급하면서도 "안철수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가진 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본인이 정치적 신념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저는 대한민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는 등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사람"이라며 "그런 일을 해보지 않은 분이 제게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20일 "그렇다면 삼성동물원 같은 말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본인은 자유민주주의로 생각하는데 실제 하는 행태는 자유민주주의를 악화하는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이 국회에도 많이 있다"고 받아쳤다.

    안 후보는 21일 기자들이 묻지 않은 질문에 "요즘 보면 이 부분이 나오고 있는데, 저 안철수가 바른미래당 대표 선수이자 야권 대표 선수"라며 "단일화는 시민들이 표를 모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권이 우세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논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야권 후보 간의 2등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개편의 그림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미 여론조사에서 60%의 지지율을 넘나드는 와중에 굳이 김문수·안철수 후보와 부딪혀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선거까지 조용히 대세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원순 시장은 2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가장 큰 경쟁상대는 나 자신'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야권 후보들의 공세와 관련해 "선거에 출마한 분들이야 무슨 말씀을 못하시겠느냐"며 여유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논쟁과 관련해 "저는 기본적으로 이런 이합집산이나 또는 정파적인 것으로 뭔가 상황을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결국 시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결국 국민들, 우리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이고 시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인데, 자기가 얼마나 잘 준비돼 있고 또 어떤 미래의 비전으로, 정치적 리더십으로 승부할 것인가.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한테 달려있다"고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야권의 후발 주자들이 단일화 외에 변수 만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권 심판에 충실하기 위해선 선거 구도를 1:1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