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찾아 온 탈북민에 재갈 물리나"… '판' 깬 북한 비판은 없는 여당
  •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의 국회 강연에 따른 여파와 관련,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이어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해 비난을 제기하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런 몰지각한 주장이야말로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태영호 전 공사의 근거 없는 발언이 '판문점 선언' 이후 조성된 남북 간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북한 핵심 지도부와 거리가 멀었던 태 전 공사가 어떤 근거로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하는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몇 시간 앞두고 우리 측에 무기한 연기를 통보했다. 태 전 공사가 강연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하고 완전한 핵폐기,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일각에서는 이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박 수석대변인은 "태 전 공사가 북한 출신으로서 북한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북한 주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기회가 될 수 있는 북미 정상회담의 산통을 깨는 일을 벌여서는 안된다"며 "엄중한 시기에 국회에 태 전 공사를 불러 강연회를 개최한 자유한국당의 행태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관점에서 이건 국익의 문제고, 국민 대다수가 절대적으로 원하는 문제"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태 전 공사가 있었던 북한 주민들의 여러 실생활, 개혁개방을 통해 변화된 삶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그와는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자만이 공적 책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간인이든 국민이든 누구든 이 지점에서 고려해야 할 국익이라는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 회의에서 태 전 공사에 대한 과격한 비난과 책임 전가를 하기도 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 자리에서 "태 전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하면서 북한에 대해 적대적 행위를 내질렀다"면서 "북한이 이를 빌미로 회담 연기를 통보했다. 태영호가 김정은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느냐"고 밝혔다.
      
    이같이 민주당이 공세를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6.12 미북회담에 앞서 태 전 공사의 강연으로 인해 남북 평화 분위기가 깨지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에 맞서 태 전 공사의 강연을 주최했던 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권이 북한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넘어 분별력을 잃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태 전 공사는 국내에서 북한 정권의 통치방식을 가장 상세히 알고 있어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는 인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영호 공사와 맥스선더 훈련은 북한 정권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소하기 위해 끄집어낸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다 못해 자국민의 헌법적 권리나 우리 정부의 당연한 안보활동까지 '적대적 행위' 운운하며 위축시키려는 일체의 주장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탈북민을 대상으로 적대 행위 운운하며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 민주당 의원에게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말의 의식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한 반(反) 인권,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