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일부 당 간부 ‘재가동 시급한데 군부 때문에 늦어진다’ 불만 토로”
  • ▲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 노동당 간부들 사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며, 이 소식에 주민들의 취업 청탁이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노동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개성공단 재가동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지 상황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중앙에서 고위 간부들에게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남측과 협의해 신중히 토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와 관련해 일부 당 간부들은 남측 의견을 수용해 바로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다른 간부는 개성공단 운영 합의서를 북측에 유리하게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 간부들의 입에서 “인민무력성에서 개성공단 비무장 지대 관리를 맡는 최소한의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거나 “내각이 개성공단 토지 사용료를 올려 받아야 한다”는 등의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일부 당 간부는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 재가동이 시급한 문제임에도 군부를 중심으로 질질 끌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관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노동당 중앙 간부들에게 자녀와 친척들의 취업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 ▲ 과거 개성공단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北근로자들. 북한 주민들에게는 외화벌이 해외파견보다 개성공단 근무가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개성공단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北근로자들. 북한 주민들에게는 외화벌이 해외파견보다 개성공단 근무가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소식통은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주민 생활과 외화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왜 해외로 외화벌이를 나가는 것보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이 더 좋은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들도 남측이 지급한 월급을 그대로 못 받고 북한 당국이 이런 저런 명목으로 빼앗아 갔다”면서 “하지만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 비하면 작업 환경도 쾌적하고 당국에게 빼앗기는 월급 액수도 상대적으로 적고, 남측 업체들이 간식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 간부와 주민들이 재가동을 반기는 이유는 이처럼 다르지만, 북한 노동당 중앙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은 남조선 정부와 신중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은 주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이다.

    美국토안보부(DHS)는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의 FAQ 코너에 “러시아·북한·이란 통합제재법(CAATSA) 제321조 B항에 대한 해석 및 미국 업체들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상세히 소개했다.

    美국토안보부는 “북한 국적자가 북한 내에서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든 생산하고 제조한 제품들은 강제 노동으로 생산한 물건이므로 1930년 제정된 관세법에 의거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없다”면서 “따라서 북한인이 만든 제품은 미국의 어떤 항구에도 들어올 수 없고 적발될 경우 압수·몰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런 제품을 수입한 개인 및 기업은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도 이 점 때문에 개성공단 재가동을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이 갑자기 개성공단 재가동을 운운했다는 것은 남북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