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멸망 당한 바빌로니아 사치 사업 공중정원인가"공원 기능 상실했는데도 연간 운영비는 43억 2,500만원
  • '서울로 7017'은 지난 45년 동안 차도로 이용된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고, 대대적인 보강 공사를 거쳐 공원으로 재탄생 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서울로 7017'은 지난 45년 동안 차도로 이용된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고, 대대적인 보강 공사를 거쳐 공원으로 재탄생 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역 고가 도심공원 '서울로 7017'이 개장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서울로는 본래 1970년 준공된 서울역 고가차도로, 서울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혼잡 통행 구간이었다. 그러나 안전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서울시는 고가차도를 재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이렇게 공원으로 재탄생한 '서울로 7017'를 두고, 교통문제 등을 비롯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전시행정(展示行政)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시는 '서울로 7017' 방문객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로 개장 전 강하게 반대했던 지역 주민들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남대문상인회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 방문하는 손님이 20% 정도 증가했고, 특히 낙후되어 가던 봉제(서계동), 수제화(염천교) 등 인근에 기반을 둔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로에 대한 만족도가 5.49점(7점 척도)에 달하고, 외국인 방문객의 만족도는 83.8%로 나타났다고 자평했다.

    시는 '서울로 7017'가 국내 뿐만 아니라 영국 가디언지 등 세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천지닝 베이징 시장을 비롯한 해외도시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의 주장처럼 '서울로 7017'을 누구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로 7017'은 개장 직후부터 안전등급 D등급의 위험판정을 받은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안전문제는 물론, 고가폐쇄에 따른 교통 흐름 악화, 도심 속 공기질 오염 심화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로 인근을 차로 이동하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서울로에 대해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골칫거리"라고 촌평했다. 개장 10일만에 투신자살 사고가 발생했지만, 시는 이렇다할 대책 마련도 없었고, 개장을 기념해 1억4천여만원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슈즈 트리'는 '흉물스럽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여름 무더운 날씨를 고려할 때, 43억 2500만원에 달하는 높은 연간 운영비는 효용성(效用性)까지 떨어져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卓上行政)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사실상 공원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지방선거를 앞둔 서울시장 후보들 사이에서 '서울로 7017'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서울로 7017'를 둘러본 뒤 "멸망 당한 고대 바빌로니아 사치사업 공중정원이 생각나며, 예산을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흉물이 되어 버린 서울로를 당선되면 철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