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 활용해 현장 데이터 실시간 전송… 100여개국에300여개 센서로 핵 감시
  • ▲ 신고국가에서 핵개발 감시활동 중인 IAEA 조사관 ⓒIAEA 홈페이지사진
    ▲ 신고국가에서 핵개발 감시활동 중인 IAEA 조사관 ⓒIAEA 홈페이지사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오는 23일부터 실시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실험장 폭파 행사에 핵관련 전문가들은 빼고 5개국 기자단만 초청했다. 이를 두고 美정부는 일단 북측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움직임은 환영하면서도 IAEA와 같은 국제 전문가들의 사찰과 그에 따른 완전한 확인 절차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북한 비핵화의 중요한 단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달 美北 정상 회담을 앞두고 美정부는 북한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PVID)” 수준의 핵 폐기가 이루어지고 이를 “강력한 검증 작업 (robust verification program)”을 통해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美전문가들은 이런 검증에 국제기구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북한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는 유엔 산하 기구로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과 핵무기 확산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8년 5월 현재 380여 명의 조사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IAEA는 핵기술이 무기 개발에 이용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에 IT 기술을 접목시켜 업그레이드를 해왔다. 새로 개발한 “사찰관의 앱(Inspector's App)”이라는 전자식검증패키지 (electronic Verification Package eVP)는 현장에서 종이에 기록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측정 데이터를 IAEA 본부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핵관련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IAEA는 또한 우라늄의 농축도를 감시하기 위해 온라인 농축 모니터 장비(Online Enrichment Monitor - OLEM)도 사용하고 있다. OLEM은 우라늄 샘플 채취 후 오스트리아에 있는 IAEA의 실험실로 보내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 3주 이상 걸리던 기존의 방식을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농축도를 산출해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다. IAEA는 현재 이란에 OLEM을 설치했다고 한다.

    영상 감시 시스템 또한 IAEA의 검증 조치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신 고해상도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감시 시스템(Next Generation Surveillance System - NGSS)”은 비용을 낮추고 감시 효율성을 향상시킨 체계로 2019년까지 기존의 디지털 감시 카메라 다수를 대체할 예정이다.

    IAEA는 이처럼 핵무기 개발을 막고 안전한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검증 및 감시 체계와 그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 시켜왔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의 성실한 신고와 자료 제출, 현장 사찰과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 소련 붕괴 이후 주요 핵무기 보유국이었다가 이를 포기하고 상응하는 경제 지원을 받은 카자흐스탄의 경우 IAEA 통제 하에 카자흐스탄 정부가 운영하는 저농축 우라늄(LEU) 은행을 설립했고 핵 에너지 이용과 관련된 분야들에서 IAEA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 독일 샤우인스란트에 있는 CTBTO 방사능 측정소의 IMS 장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독일 샤우인스란트에 있는 CTBTO 방사능 측정소의 IMS 장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세계 166개국이 비준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사무국 또한 북한 비핵화 검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4월 25일 "북한도 CTBT에 가입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핵폭발을 감지할 수 있는 지진, 음향, 및 기타 센서를 100개 국 이상에 300개 이상을 설치해 전지구적 국제모니터링시스템(IMS)을 갖춰놓고 있다. CTBTO는 현재 북한에 이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CTBTO 측은 북한에 IMS를 설치하면 비핵화 작업 의 신뢰도를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CTBTO는 또한 자기네 연구원들이 지질학적 실험을 실시하면 북한이 특정 지역에서 어떤 핵활동을 했는지 파악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사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실험장 폐쇄 장면 공개 같은 행사보다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전문가들의 현장 검증과 핵 개발 재개 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기구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