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대선 전부터 댓글 여론 조작

검찰 "2017년 1월경 킹크랩 구축해 대선 이후까지 댓글 작업"
"김경수 의원이 링크 보내서 아침에 작업 한번 더 들어가야"

김태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7 14:19:44
▲ 친노 친문 성향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DB

친노 친문 성향 파워블로거 '드루킹'(본명 김동원)의 네이버 댓글 여론 조작 수사가 4달째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댓글 2개 공감 수 조작에서 시작된 사건은 단순히 여론조작을 넘어서 '대선 전 댓글 조작', '김경수 후보 연루 의혹'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확대된 핵심 쟁점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진행된 '드루킹' 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용했다. 지난 15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유기'(본명 박선민)와 '드루킹' 김 씨를 공범(共犯)으로 인정해, 재판을 병합했다. 

지난 2일 첫 공판에서 검찰은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 댓글 2개를 아이디 614개와 매크로 프로그램(자동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포털 이용자들이 공감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서유기'와 '드루킹' 일당이 함께 지난 1월 17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 45분까지 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 뉴스 댓글 50개에 2만3,813회 추천을 집중적으로 클릭하는 등 네이버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추가로 지적했다. 동시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댓글은 여론을 반영하는 창이라 할 수 있는데, (드루킹에 의해) 조작된 댓글이 과연 진정한 여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드루킹' 김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추가로 지적한 공소사실에 대해 전체적으로 인정하고, 증거도 모두 동의했다. 김씨 측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김 씨 일당은 "변경된 공소사실 전체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네이버 업무방해 죄에 비해 너무나 큰 인신구속 상태에 있어, 오늘 결심공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기 때문에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 특검이 합의되고 있어, 나머지 사항은 특검에서 조사받겠다"고 항변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이 재판을 종결한 권리를 없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요 압수물들이 대부분 암호화 상태이고 피고인들이 암호를 함구해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후 공소장 변경이 다시 이뤄질 것이며, 만약 오늘 결심공판을 진행해 석방되면 증거인멸 시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공범 '서유기' 박 씨와 재판을 병합 심리해 진행하는게 맞고 기일을 속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측에 "피고인이 범죄 사실을 자백한 상황에서 추가 협의를 위해 공판을 계속해야 한다면 관련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이후 다음 재판 기일은 5월 30일 오전 10시로 조율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유기'는 지난해 대선 전부터 댓글 여론 조작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서유기가 2017년 1월경 댓글 여론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구축해 같은 해 5월 대선 이후까지 댓글 작업을 해왔다"고 진술한 사실을 공개했다.

킹크랩은 명령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원하는 만큼 댓글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클릭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검찰은 또 이들이 댓글 작업을 하며 '작전', '잠수함', '탄두' 등의 암호를 썼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드루킹'이 지난해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에 맞춰 댓글 순위 조작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17년 4월 17일 오후 7시35분 '서유기'가 이날 인터넷에 올라온 ('장미대선' 불붙은 유세전…각 캠프별 전략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채팅방에 올렸다.

문제의 기사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자유한국당 놈들 선거 때마다 서민 대표하는 게 습관이냐…아무것도 모르는 나이든 사람들 농락하고 다니네'(공감 837명)였다. 이어 '장미대선이 아니고 촛불대선' 등의 댓글도 올라왔다.

같은 날 네이버의 정치 댓글 많은 뉴스 5위(5,300개)가 였다. 이 기사 댓글에서도 경공모 회원들이 쓰는 아이디가 다수 발견됐다.

드루킹은 채팅방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김경수 의원이 링크를 보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작업 한번 더 들어가야 한다'(2017년 7월 30일 전후로 추정)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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