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

탈북 여종업원, NGO 단체에 하소연…일부 언론 유도심문 논란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5 08:14:51
▲ 탈북자 사회에서 불안감을 고조시킨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예고편. ⓒjtbc 해당방송 유튜브 예고편 캡쳐.
탈북자를 돕는 NGO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중 탈북 여종업원이 "엄마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대목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해 왜곡 보도 논란이 에상된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jtbc 방송에 나왔던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이 자신들의 거주지가 언론에 알려진 것에 크게 놀라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방송한 내용 때문에 탈북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여종업원들은 jtbc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발언 취지와는 다르게 편집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과 만났다는 NGO 관계자를 인용해 “여종업원들은 방송국이 자신들의 거주지를 알아낸 것을 본 뒤 언제 북한에게 테러를 당할지 몰라 겁을 먹고 있다”면서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다른 종업원들도 비슷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또한 jtbc 방송에서 탈북 여종업원이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말의 진의도 왜곡됐다고 알렸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jtbc가 방송한 내용에 대해 이튿날 통일부, 청와대가 내놓은 답변이 또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1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백태현 대변인은 “집단 탈북 여종업원과 관련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주장이 나왔으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中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이 자기 의사에 따라 탈북한 것이 아니라고 오해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과 몇 차례 면담을 시도했지만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아 관련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들에 대한 사항은 국정원에서 결정을 했고, 통일부하고 협…아니, 통일부에게 알려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에 대한 책임은 국정원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 2016년 4월 7일 한국에 들어온 中북한식당 여종업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은 날 美北정상회담과 관련해 열린 청와대 비공개 브리핑에서도 jtbc 방송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때 청와대 관계자는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과 북한이 억류한 우리 국민을 교환하는 거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좀 진전이 되면 말씀을 드리겠다”는 답변을 했다. 이 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탈북자 강제북송설’이 돌기 시작했다.

탈북자들은 통일부가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한 대목에 주목했다. 남북 관계가 대폭 개선될 경우 북한이 요구하면 우리는 북송되는 게 아니냐고 불안해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이 같은 논란을 초래한 지난 10일자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2016년 4월 7일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中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이 국가정보원의 ‘기획 탈북 공작’에 희생되었다는 식의 방송을 내보냈다.

당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인터뷰를 한 中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 씨는 “여종업원들은 내가 ‘숙소를 옮긴다’는 말에 따라온 것일 뿐 탈북하는 지도 몰랐고 한국에 오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고, 인터뷰에 응한 북한 여종업원은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말한 것처럼 알려졌다.

탈북자인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는 “탈북한 여종업원들이 jtbc 방송 측의 유도심문 같은 질문에 넘어간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탈북해서 북한에 갈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고향에도 가고 싶고 부모님도 뵙고 싶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는 기획탈북의 희생양이니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왜곡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에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현실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 탈북자들에게 “부모님 보고 싶지 않느냐, 고향에 가고 싶지 않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렇다”고 말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백요셉 기자는 “저에게 질문했다면 아마도 ‘부모님도 뵙고 싶고 고향에도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북한 독재체제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했을 것”이라며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모르는 탈북자의 말을 왜곡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추측했다.
▲ 목포 신항에 우뚝 선 세월호. 바닥이나 측면에는 충돌의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0일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선체가 바로 선 뒤 인터넷에서는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했던 사람들, 어디 갔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4년 동안 줄기차게 제기됐던 ‘잠수함 충돌설’의 흔적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잠수함 충돌설’을 내세우며 ‘박근혜 정권의 기획 침몰설’을 주장했던 일부 여당 인사들에게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며 항의했다.

같은 날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거짓말도 다시 논란이 됐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드러난 뒤 “드루킹이 스스로 돕겠다고 먼저 전화를 했다” “수백 건의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보도는 거짓” 등 김경수 의원이 내놓은 해명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경수 의원이 받은 적이 없다던 ‘드루킹’ 일당으로부터의 후원금 2,700만 원을 수령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드루킹’ 김동원 씨가 운영하던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에 공무원 수십여 명이 가입해 있었고, 이 가운데 경찰은 ‘경공모’를 배신한 사람을 ‘색출’하는 일까지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경수 의원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이 커졌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라고 모두 거짓말쟁이인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세월호 잠수함 충돌 침몰설'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그리고 집단 탈북 여종업원 논란까지 거짓 주장과 사실 왜곡을 한 사람들이 모두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라는 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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