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드루킹 관계 밝힐 '결정적 증거' 사라졌다

검경 수사 책임 떠넘기는 사이, 통신내역 보존 기간 1년 만료

양원석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2 11:24:31
▲ 본지가 촬영한 드루킹 사진. 그는 지난해 3월3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역 대선후보 선출대회 현장에서, 인터넷카페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 뉴데일리DB

'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의혹 사건'(드루킹 게이트) 핵심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1년치 통신기록이 사실상 사라졌다. 이에 따라 김 의원과 드루킹 김동원씨의 관계, 김 의원 보좌관이 드루킹 측에서 받은 금품 및 후원금의 대가성 유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측이 벌인 광범위한 온라인 여론 조작 범행에 김 의원 혹은 다른 제3자가 개입했는지 여부 등 이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적색등이  켜졌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게이트 주범인 김동원(블로그 아디이 드루킹)씨와 수십 차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으며, 이 가운데는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사실상 댓글 혹은 공감 수 조작을 의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씨가 드루킹 측근으로부터 500만원을 수수하고, 드루킹이 주도하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멤버들이 실명으로 김 의원에게 2,700만원을 후원한 사실도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

드루킹이 친분 있는 변호사 2명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 후보자로 김 의원에게 청탁한 사실이 '대가성'과 연결된다면, 정치자금법은 물론이고 뇌물죄 성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의원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때문에 김 의원의 통신내역은 이 사건의 몸통과 실체를 규명하는 데 있어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경찰이 드루킹의 통신내역을 확보했지만, 김 의원의 통신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면, 반쪽 자리 증거에 불과하다. 증거능력은 있겠지만 '증명력'(증거로서의 가치)은 그만큼 떨어진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선 전 드루킹 일당이 온라인 기사 댓글과 공감 수 조작 등을 통해 여론을 왜곡한 과정에 제3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통신내역은 증거로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앞서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지난해 대선 전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규모 여론 조작에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뒷북 수사 비판을 받은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확대하면서 김경수 의원의 휴대폰 통신내역 조회를 위한 영장을 신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상 이동통신사의 자료 보존기간은 12개월. 이 기간 안에 수사기관이 요청할 경우 통신사는 그 내역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통화 상대방의 전화번호, 통화 일시와 시각, 통화시간, 발신 기지국의 위치, 인터넷 로그 기록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대선일은 5월 9일, 따라서 대전 직전까지 김 의원이 사용한 휴대폰 통신내역의 보존기간은 이미 만료됐다. 지난해 대선 전까지 김 의원과 드루킹의 관계, 혹은 이들 외 제3자의 개입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스모킹 건'이 사라진 셈이다.

경찰은 3월21일 김동원씨를 비롯한 일부 혐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사건의 공개를 꺼렸다.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한 다음에야 경찰은 수사팀을 충원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정작 중요한 김 의원 통신내역 확보 시도는 한참 뒤에나 이뤄졌다. 경찰이 김 의원의 통신 및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마저도 검찰이 영장 신청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반려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영장 반려 직후 경찰은 '수사 지연'의 책임을 검찰에 떠넘겼지만, 영장 재 신청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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