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3일만 더?”… 국회의장 손익계산서

14일 넘기면 민주당 국회의원 지방선거 출마자 3석 자리 보전… 원내 1당 지키려는 꼼수

안종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1 17:39:14
▲ 10일 단식 중 호흡곤란으로 응급 후송됐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치료 후 다시 농성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 이종현 사진기자

9일째 이어지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시선이 미묘하다. 동료의원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과 걱정이 담긴 눈빛이겠지만, 한편으론 정치적 이해관계를 계산하는 속셈도 읽힌다.

대선 여론조작 정황은 연일 드러나고 김 원내대표의 단식 결기가 예사치 않다. 여당 내부에서도 '드루킹 특검' 도입 목소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밀접한 사건 당사자인 김경수 의원이 특검 수사를 적극 찬성하는 것도 명분을 더한다.

문제는 시점이다.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 때문에라도 가급적 시간 끌고 싶은 게 여당 마음이다. 반대로 야당은 특검 수사개시 만큼은 지방선거(6월13일) 전에 시작하고 싶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일 단식에 돌입하며 제시한 '8일, 늦어도 14일'이란 특검법 처리 시한도 여기에 맞춰진 데드라인이다. 여야가 특검법을 처리한다 해도, 특검 임명 기간(14일)과 특검보·수사관 구성 등 준비 기간(20일)을 고려하면 수사개시에는 한달 안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이 이토록 결사반대 하는게 단순히 특검 수사일정을 미루려는 꼼수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물리적으로 특검수사개시 시점을 지방선거 직전까지 당기는게 어려워진데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는 미북 정상회담도 내달 12일로 잡혔다. 오를대로 오른 정부여당 지지율에 미북정상회담 날짜까지 민주당을 도와주는 형국이다. 웬만하면 김성태의 단식 투혼에 손 내밀어줄만도 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좀처럼 물러서진 않는다. 핵심은 '3일만 더 버티자'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현역 의원은 3명이다. 양승조(충남 천안병), 박남춘(인천 남동갑), 김경수(경남 김해을). 반면 한국당은 1명이다. 이철우(경북 김천).

이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투표 한달전인 14일까지 처리되면 재보궐 선거도 6월13일 함께 실시된다.

가뜩이나 원내1당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국회상황에서 3석이나 빠지는 민주당은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당이 빠지는 자리는 TK 지역이지만, 민주당은 재당선을 장담키 어려운 곳이다.

자칫 확정된 재보궐에서 한국당에 밀리기라도 한다면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의장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가져가는게 일반적인 관례다. 국회의장이 누구냐에 따라 상임위 배분이나 국회 사무처 인사 등 여야 이해득실이 극명하게 갈린다.

겉으로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사직서 처리를 강행하자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어떻게든 본회의 개최 시점을 14일 이후로 미루고 싶은 모습이다. 특검·추경 등 14일 일괄처리를 주장하는 야당을 향해 의원 사직서 단건 처리를 제안하며 협상 의지를 꺾고 있다. 드루킹 특검 수용이 부담스러운 것보다, 원내 1당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속셈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광역단체장 당선도 중요하지만, 원내 1당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이번 선거에 임하는 전략"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여러가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영표 의원은 김성태 원내대표 농성장을 찾아 "건강이 중요하니 단식을 풀고, 여야가 대화를 통해 합의해 나가자"고 했다. 당장 구체적인 합의 로드맵 제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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