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美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서 “트럼프가 고문 지시해도 실행불가”
  • 지난 9일(현지시간) 美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 나와 CIA의 고문·불법감금 재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지나 해스펠 美CIA 국장 내정자. ⓒ英BBC 청문회 중계화면 캡쳐.
    ▲ 지난 9일(현지시간) 美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 나와 CIA의 고문·불법감금 재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지나 해스펠 美CIA 국장 내정자. ⓒ英BBC 청문회 중계화면 캡쳐.
    ‘테러와의 전쟁’ 당시 ‘비밀 감옥(Black site)’에서 테러 용의자들에게 고문을 포함한 불법적인 심문을 했다고 알려져 사퇴 소식까지 나왔던 ‘지나 해스펠’ 美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지난 9일(현지시간) 美상원 인준 청문회를 마쳤다.

    美‘뉴욕타임스’는 존 멘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해스펠 내정자의 CIA 국장 인준에 동의했다며, 그가 무난히 CIA 국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英BBC와 CNN,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등 美주요 언론들은 해스펠 내정자의 美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英BBC는 청문회를 생중계까지 했다.

    美상원 정보위 위원들은 인준 청문회에 나온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를 향해 ‘비밀 감옥’에서 벌어졌던 불법적인 고문 행위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며 집중 추궁했다.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정치권과 언론은 CIA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얻었는지는 외면한 채 ‘고문’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리스트 등에게 고문을 하라고 명령하면 따를 것이냐”는 상원의원들의 질문에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무리 합법적이라고 할지라도 CIA의 비도적적인 행동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CIA가 ‘테러와의 전쟁’ 시절 당시 불법 구금과 고문 프로그램을 하던 때로 되돌아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는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세력과 그 대응책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밝혔다. 그는 청문회 질의응답 전 발표를 통해 “현재 미국은 북한, 이란, 중국, 러시아로부터 국익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시리아, 예멘 등에서의 무력 개입, 남중국해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패권 전략, 동유럽을 위협하면서 군사력 현대화를 강력히 추진 중인 러시아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美정부는 여기에 대응해 정보수집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상원 정보위 위원들, 특히 美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에게 ‘비밀 감옥’과 고문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지만 특별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가 과거에 수행했던 수많은 임무들이 ‘극비’에 속하는 탓에 공개 청문회에서는 질의를 할 수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美민주당 측은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가 2002년 당시 태국에 있던 CIA의 ‘비밀 감옥’ 운영 책임자라며 그의 내정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그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최선봉을 맡았고, 이후 여성 정보요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가비밀공작국(NCS)’ 책임자가 된 점, 33년 넘게 비밀공작 책임자로 현장에서 활동해온 점 등은 美상원 정보위 위원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 것처럼 보였다.

    덕분인지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미국의 여러 언론들이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의 인준 보고서가 통과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