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가 선플 호소해 경인선 태동" 드루킹 주장 사실로
  • 파워블로거 '드루킹(본명 김동원·49·사진)'이 이끄는 사조직이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약 9만여 건의 기사에 달린 댓글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주목된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일 드루킹이 운영해온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이하 '경공모')' 회원인 김OO(닉네임 '초뽀')씨 집을 압수수색, 보안이 걸린 USB를 확보했다"며 "그 안에서 (댓글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9만여 건의 기사 링크가 담긴 파일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파일에 저장된 기사들 중 1만 9천여 건은 2016년 10월부터 19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4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나머지 7만 1천여 건은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작성된 기사들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지난 1월 17~18일 이틀간 총 676개 기사에 달린 댓글 2만여개를 상대로, 동일 작업 자동 반복 프로그램인 '매크로(macro)'를 작동시켜 210만여회에 걸쳐 (1.6~1.8초 간격으로) '부정 클릭'을 유도한 범죄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으나, 이번 USB 파일 확보로 이들이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불법 댓글 작업을 벌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들이 단체대화방(텔레그램) 2곳에서도 댓글 작업 대상으로 삼은 '기사 URL'을 주고 받은 사실도 확인했는데, USB에서 발견된 기사들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텔레그램에서 주고 받은 기사들 중 대선 직전(2017년 4월 14일 ~ 5월 9일)에 작성된 기사들은 624건, 대선 이후(2017년 5월 22일 ~ 2018년 3월 20일)에 작성된 기사들은 7만 1천여 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경찰은 해당 대화방에서 경공모 회원들이 수장인 드루킹에게 매일 100여 건의 (작업한)기사들을 보고한 내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경인선)에 올린 글에서 "송민순 회고록 사건, 탄핵연기 사건을 거치면서 문재인은 살아남았고, 거기에는 분명히 저와 함께 힘을 보탠 2,200명의 힘이 있었다"며 댓글 작업 사실을 간접 시인한 바 있다. 특히 드루킹은 "2016년 9월 3일 문재인 팬클럽 '문팬' 창립 총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아주 의미심장한 부탁("SNS 공간에서 대대적인 선플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을 하셨다"며 "이 말씀의 의미가 경인선을 태동하게 하였고,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댓글 조작(선플 운동)을 전개하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