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교권 강화 대책이라고?"…조희연 2기 공약 '공회전'

학생이 여교사 성추행, 수업하는데 폭행·욕설
학생인권조례가 근원인데 조희연은 '수박 겉핥기'
일선 교사 "진짜 교권 보장하는 방안 마련됐으면"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0 07:30:27
▲ 조희연 예비후보(현직 서울시교육감)는 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정호영

학생들이 여교사를 '성추행'하는 교권(敎權) 침해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 수업 도중 교사를 폭행하고 욕설을 하는 학생에 대한 뉴스도 수시로 볼 수 있다.

좌파 진영은 학생인권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교권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좌파 진영 단일후보로 확정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는 9일 논란이 되고 있는 교권 침해 문제와 관련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희연 예비후보가 제시한 교권 강화 정책공약이 사실상 '사후 대책'에 불과해 현직 교육감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연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이 혁신에 집중했다면 향후 4년은 미래에 철저히 대비하는 4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 부담없는 혁신 등 3가지 가치를 놓고 공약을 고민했다"고 했다.

조 예비후보는 △미래 △책임 △안전 △평화 △혁신 △시민 등 6대 정책비전을 골자로 35개 정책을 발표했다.

조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회의 각종 적폐가 해소되면서 새 혁신시대를 맞고 있는데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공교육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예비후보는 이달 말 구체적 내용을 담은 최종 정책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관심을 모았던 조 예비후보의 교권 대책은 △20년 근속교사 1년간 유급안식년제 도입 △교사를 위한 소송비, 상담료 지원 등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의 실질화 △주당 수업 시수 1시간 축소해 수업준비 및 교원학습공동체 시간으로 배정 △지역청별 교권법률지원단 운영 △서울공감힐링센터 기능 강화 및 교원 회복력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구체적 최종 정책안이 나오기 전이지만, 세부 공약만 보더라도 현장 교원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권 침해가 일어나는 근원인 학생인권조례의 맹점을 짚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조희연 교육감이 제시한 대책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사전에 교권 침해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학생 인권과 교권이 대립되는 가치는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조례를 통해 교권이 침해받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원들이 교권 침해를 느끼지 않도록 조례를 개정한다든가, 교권 신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선 고교 교사 A씨는 "학생 인권 존중도 좋고 교육 활동을 보호해주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교권 대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이 교사를 모독하면 '교권보호위원회'에 넘길 수 있지만 교사 입장에서 대개 참고 넘어간다. 문제는 그런 걸 이용하는 영악한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마치 손발이 묶여있는 것 같다. 체벌을 허용하자는 건 아니지만 벌점은 벌이 될 수 없다. 현실은 답답한데 현명하게 교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년 근속교사 1년 간 유급안식년제 도입' 공약도 문제다. 현행에선 학습연구년제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교원에게 10년에 한번 사실상의 '안식년'을 준다. 반면 조 예비후보는 20년 근속 시 1년 안식년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김재철 대변인은 "모든 교원에 안식년을 준다면 예산 및 교원 충원 문제가 예상되기 때문에 학습연구년제를 확대·보완하는 것이 낫다"고 꼬집었다.

이날 약 40여 분 동안 진행된 1차 정책 발표회에선 '조희연 2기' 정책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났다. 조 예비후보가 발표한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및 '혁신학교 확대' 및 '학원 일요일 휴무제' 등은 4년 전 공약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이다.

조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자사고·외고를 '귀족학교·특권학교'로 규정하고 고교평준화 정책을 추진했다. 사실상 자사고 폐지나 다름없는 일반고 전환을 강조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자사고·외고 폐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도 벌였다.

그는 혁신학교를 확산시켜 혁신교육을 일반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예비후보는 "4년 혁신학교 성과를 바탕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와 학교 비정규직 모두가 주체가 되는 '민주학교'에서 교육 공공성을 높여 '민주시민'을 길러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각 교육청이 전국 혁신학교에 연평균 1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일반학교에 대한 '예산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혁신학교의 현저히 낮은 학업성취도 및 높은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실제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혁신학교 학업성취 수준'에 따르면, 2016년 기초학력미달 전국 고교 평균이 4.5%인데 반해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로 일반고 평균의 3배 가까이 높았다. 

'학원 일요일 휴무제'도 다시 추진한다. 다만 '학원 휴무제'는 강제적으로 도입할 경우 음지 고액 사교육이 횡행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헌법에 명시된 학원 종사자의 '직업 수행의 자유', 학부모 및 학생의 '교육권·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가 있다.

더구나 지난해 좌파 성향 교육단체에서 조 교육감에게 "(학원 휴무제)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하자, 당시 조 교육감은 "학원 휴강일을 정하는 것은 교육감 권한 밖"이라고 물러섰다. 이러한 전례로 비춰볼 때 공약이 실효성·진정성을 갖추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 예비후보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와 '교원성과급 폐지 및 교원평가제 획기적 개선' 등 전교조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정책 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학교를 황폐화, 정치화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로 규정하고 청와대 및 교육부 앞에서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최대 교육단체인 교총이 여전히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조 예비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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