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한반도, 국회는 올스톱… 직무유기 아닙니까

[취재수첩] 김정은 중국 다롄 방문에 한일중 공동선언까지… 외통위·정보위는 개점휴업

윤주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0 07:43:53
▲ 국회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 중인 여야 원내대표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김정은의 중국 다롄 전격 방문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재방북행, 그리고 한일중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국제 정세는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여전히 특검·추경안·판문점 선언 비준 등을 놓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안을 다뤄야 할 담당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으며 정보위원회 역시 4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연 것이 전부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급변하고 있는 반면, 행정부를 견제·감시해야 할 국회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8일 여야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는 수차례 머리를 맞대고 국회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무조건적인 특검 수용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 더불어민주당은 갖가지 조건을 내걸며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에 부여하되 여당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은 지난 특검법 처리 관례에 비춰봤을 때 무리한 요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27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순조롭게 진행될 것만 같았던 미북정상회담 및 북한 핵폐기 논의 등은 5월 들어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북한 핵문제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 핵 문제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강수를 두면서 갑작스럽게 북한 핵 문제의 실타래가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이란과 과거에 맺은 핵협정을 완전히 탈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믿을 수 없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북한을 상대로 '완전한 핵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날로 요구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미국으로부터 압박감을 느낀 나머지 김정은이 중국의 협조 및 지원을 얻기 위해 긴급히 다롄을 찾아갔다는 점 역시 사실상 미북간 핵 문제 관련 관계가 그리 순탄치많은 않다는 점을 반증한다.

청와대는 나름대로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외교전'을 펼치고 있지만 그 한계가 부각되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가 한일중 3국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넣자고 제안했으나 끝내 선언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형식적인 지지에 그치고 말았다. 

미국이 CVID를 넘어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원하고 또 생화학 무기에 대한 폐기마저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여전히 북한 핵 폐기에 대하 한발짝 물러나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재자 역할에 있어 힘에 부쳐하는 청와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국회는 국내 현안 문제에 매달려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된 책임은 물론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을 수밖에 없다. 검경 수사로 그 충격적인 실체가 날로 드러나고 있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의 정당성 자체는 여당 역시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특검 반대'까지 외칠 명분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여당은 추경안 동시 처리를 압박하면서 야당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여당이 특별검사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다소 무리한 제안까지 내밀고 있어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담당 상임위는 휴업 상태다. 담당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아예 열리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기밀을 보고 받고 현안을 청취할 수 있는 유일한 상임위인 정보위원회 역시 3월 26일 전체회의를 연게 전부다. 장막 뒤에서 청와대와 외교 라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들여다볼 기회조차 국회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 역할을 가진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편 국회는 9일에도 여전히 국회정상화를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맴돌고 있다. 이견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형국이긴 하지만 여전히 여당의 특검 수용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야당의 협상력 부재 등은 국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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