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右6:左4' 단일화 성공하면 우파 승리, 후보 난립시 좌파에 패배 가능성
  • 우파 진영은 서울교육감선거 단독 출마를 선언한 이준순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를 놓고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일천 전 디지텍고 교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뉴데일리 DB
    ▲ 우파 진영은 서울교육감선거 단독 출마를 선언한 이준순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를 놓고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일천 전 디지텍고 교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뉴데일리 DB

    재선에 나선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5일 좌파 진영 단일후보로 확정되면서 서울교육감 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후보 난립으로 패배한 우파 진영이 서울교육감을 탈환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파 진영은 단독 출마를 선언한 이준순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를 놓고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단일화 경선을 치르고 있다.

    중도로 분류되는 조영달 서울대 교수도 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는 '다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 난립 조짐이 보이고 있는 우파 진영 내부에선 불안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교육감 선거가 '다자 구도'로 치러진 경우 대개 우파 진영의 패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좌파 진영은 2010년 이후 3차례 진행된 교육감선거에서 모두 단일후보를 냈다. 번번이 단일화에 실패한 우파 진영은 '양자 구도'를 만들어낸 2012년을 제외하고 좌파 후보에게 패배했다.

    ◇2010년 '6:1'구도…이원희, 1.2% 차이로 곽노현에 패배

    2010년 5월 우파 성향 시민·교육단체로 구성된 바른교육국민연합은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을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김성동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권영준 경희대 교수, 이상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이 경선 방식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단독 출마했다. 중도 우파로 분류되던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기획관도 단일화에 불참하고 선거를 완주했다. 반면 좌파 진영은 곽노현 당시 방통대 교수를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우파 6, 좌파 1' 구도로 치러진 2010년 교육감선거는 34.4%의 득표율을 획득한 곽노현 후보가 이원희 후보(33.2%)를 불과 1.2% 차이로 누르고 가까스로 당선됐다. 당시 우파 후보들이 획득한 유효표는 12.2%(김영숙), 11.8%(남승희), 4.2%(권영준), 2.9%(김성동), 1.3%(이상진) 순이었다. 여섯 후보의 표를 합하면 65.6% 수준이다.

    ◇우파 단일후보 문용린, 2012년 재선거 과반 득표로 당선

    2011년 곽노현 교육감이 좌파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되며 치러진 2012년 재선거는 2년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문용린 서울대 명예교수가 큰 파열음 없이 우파 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당시에도 불만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우파 진영은 좌파 단일후보로 나선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과 사실상의 '양자 구도'를 만들어냈다.

    문용린 후보는 54.2%의 득표율로 37.0%의 지지를 받은 이수호 전 위원장을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우파 진영에선 문 후보 외에도 남승희 전 기획관(5.4%)과 최명복 서울시의회 교육의원(3.4%)이 선거를 완주했으나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 2012년 재선거에서 과반의 득표율(54.2%)로 당선됐다. 2014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승덕 변호사와 표를 양분하며 조희연 후보에 교육감을 내줬다. ⓒ뉴데일리 DB
    ▲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 2012년 재선거에서 과반의 득표율(54.2%)로 당선됐다. 2014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승덕 변호사와 표를 양분하며 조희연 후보에 교육감을 내줬다. ⓒ뉴데일리 DB

    ◇'한 자리 지지율'로 시작한 조희연, 우파 분열로 당선

    조희연 당시 성공회대 교수를 현직 교육감이자 이번 6·13 지방선거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만들어낸 2014년 지방선거 역시 '다자 구도'로 진행됐다.

    5월 중순만 하더라도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교육감 지지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6.6%을 얻는 데 그쳤으나 본선에서 최종 39.1%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우파 진영은 현직이었던 문용린 교육감이 30.6%, 고승덕 변호사가 24.3%,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가 6.0% 득표하며 쪼개져 처참하게 패배했다. 세 후보의 득표를 합하면 60.9%다.

    앞서 3차례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2010년 우 65.6% : 좌 34.4% △2012년 우 63.0% : 좌 37.0% △2014년 우 60.9% : 좌 39.1% 등으로 최소 6:4 수준의 비율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좌파는 늘 단일후보를 내세운 반면 우파는 늘 후보 난립으로 표가 분산됐다.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은 옛말이 됐다.

    최근 교육감선거 득표율을 분석해보면 우파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과반 이상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우파가 분열할 경우에도 좌파는 쉽지 않은 선거를 치러왔다.

    따라서 우파 진영의 표가 단일후보로 결집할 수 있다면, 6:4 수준의 유효 득표율을 통해 2012년과 같은 승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우파 진영은 이번 선거에서도 2010년, 2014년의 전철을 밟을 위기를 맞고 있다.

    ◇우파, 단일화부터 성공시키는 게 승리의 첫걸음

    현재 우파 진영의 문제는 기구·후보간 갈등이다. 우파 진영 서울교육감 단일화 추대 기구인 교추본·우리감 공동위원회(공동위)는 이미 경선 시스템을 각자 진행하고 있으며 대상 후보마저 다르다.

    더구나 공동위의 공정성, 신뢰도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이준순 후보는 일찌감치 단일화 경선에서 발을 뺐다. 다수 후보들도 공동위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11일 경선이 끝난다 해도 기구·후보 간 파열음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단일화가 되더라도 우파가 승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번 선거에 조영달 교수가 가세한 것은 지난 2010년과 2014년 당시보다 우파 진영에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좌파 진영의 조직력과 단합력을 감안할 때, 중도를 표방하는 조영달 교수가 우파 진영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 교수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교육 멘토'로 활동한 이력도 우파 진영에 유리한 정황은 아니다.

    현직 프리미엄을 통해 높은 인지도를 쌓은 조희연 교육감도 4년 전과 다르다. 그럼에도 우파 진영이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고, 그것이 서울교육감 탈환을 위한 첫 발걸음이다. 이제 교육감선거는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