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출신, 당적 변경에 자유로운 성향…당분간 무소속 가능성 큰 가운데 바른미래당 복당 가능성도
  • ▲ 강길부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강길부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강길부 의원이 6일 탈당을 선언했다.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설전을 주고 받은 뒤에 탈당을 선택했다.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저는 오늘 자유한국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길부 의원은 "비록 당은 떠나지만 제가 몸담았던 곳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려 한다"며 "당을 떠나게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이오니 저를 탓해달라"고 했다.

    이어 "방법이야 다르지만 당 지도부도 국민들게서 바라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특히 자유한국당이 국민들께 사랑받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겠다"고 적었다.

    앞서 강길부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품격 없는 언행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며 홍 대표에 당 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지난 4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마치 제가 울주 군수 경선에 불만이 있어, 홍 대표님 사퇴를 요구한 것 처럼 비쳐지게 하려는 의도신 것 같다"며 "대한민국 보수의 일어탁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의 주장은 2017년 5월 대선 때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졌던 내용이다.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어려운 정국에서 '구원 투수' 격으로 대선 후보에 등판했다. 홍 대표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보수대결집을 시도, 결국 25%의 득표율을 얻어 2위를 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다소 거친 언행으로 중도층의 반감을 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후에도 비슷한 논란은 계속됐다. 최근에는 홍 대표가 판문점 선언에 대해 '남북 위장평화 쇼', '세 번 속으면 공범' 등의 말을 한 것을 두고 남북정상회담을 폄훼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 내에서도 홍 대표의 언행이 시기상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논란이 일자 홍 대표 스스로 지난 4일 "일단 우리 당은 남북관계 진전 현황을 지켜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제스쳐를 취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달 22일 '우리 준표가 달라졌어요' 프로젝트를 통해 홍 대표의 이미지 개선을 꾀하겠다고 말한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의원이 탈당한 것이 향후 홍 대표의 언행 논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내 '홍준표 비토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 강길부 의원이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강길부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강길부 의원이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강길부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렇게 자유한국당 내부를 휘저어 놓은 강길부 의원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당분간 무소속을 유지하면서 정치권의 동향을 주시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도 "탈당을 하면 당분간 무소속으로 가겠다"고 한 바 있다.

    강길부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 이종구 의원 등 통합파 의원들은 2017년 11월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이 일을 떠올려 보면 바른정당에 곧바로 복귀하기 어려운 만큼 정치권의 동향 변화를 주시하며 정계개편 등 때를 기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이 소속 정당의 후광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이 힘을 실어준다. 강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로 입성했지만,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다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후 당선됐다.

    다만 강 의원이 열린우리당 입당 이전인 2004년에도 한나라당 울산시장 경선에서 박맹우 후보와 겨루는 등 줄곧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던 만큼 바른미래당으로의 복당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바른미래당의 경우에도 거대 양당에 비해 의석수가 부족해 고민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