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11년 만의 왕이 中외교부장 방북 관련 美전문가들 의견 소개
  • ▲ 북한을 급히 찾아가 김정은과 만난 왕이 中외교부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을 급히 찾아가 김정은과 만난 왕이 中외교부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왕이 中외교부장이 북한을 찾아 김정은과 만났다. 2007년 양제츠 당시 中외교부장 이후 11년 만이었다. 이를 두고 국내외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해결 과정에서 외톨이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4일 왕이 中외교부장이 북한을 찾아 김정은을 만난 것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주장을 취합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인터뷰한 중국 전문가는 ‘데니스 와일더’ 前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오나리오 마스트로 美조지타운大 교수, 딘 챙 美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등이었다.

    오나리오 마스트로 美조지타운大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보는 중국의 심정은 매우 복잡할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 측에 이런 접촉을 권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반도에서 중국의 역할과 이익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마스트로 교수는 “중국이 가장 꺼리는 한반도 평화 체제는 한미 동맹이 강화된 통일 한반도”라며 중국 정부가 이는 절대 피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딘 챙 美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북한이 진짜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모두 포기하고, 김정은은 제3국으로 망명하며, 한국 주도 아래 한반도가 통일되고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했다고 한다.

    딘 챙 연구원은 “중국은 이런 가설처럼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 과정에서 배제돼 자국의 이익을 무시당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딘 챙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면서 주한미군을 그대로 둔 채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중국은 주한미군 주둔에는 반대하지만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는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 미국, 북한이 함께 종전을 선언하고 한반도 평화 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을 외교·국제법적으로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북한전문가인 시아 야펭 美롱아일랜드大 교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한반도 통일은 중국의 관심사가 아닌 만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되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주변국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한편 미국보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경제 발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데니스 와일더 前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번에 왕이 中외교부장이 급히 방북한 이유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논의하는 데 중국도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측에 확인시키려는 의도와 함께 美北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이 기대하는 문제도 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내다봤다.

    와일더 前선임보좌관은 “중국이 북한에게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베트남의 사례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공산화된 베트남이 중국과 갈등 관계를 계속 유지하다 결국에는 친미 국가로 돌아서서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이 된 선례를 북한 김정은 정권이 그대로 밟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동참하고 싶어하며, 이를 통해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상황이나 현재 상황이 계속 유지되는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일더 前선임보좌관의 지적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중국을 끼워 넣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중국이 대북압박에 나서면서 김정은이 대화의 장에 나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과 곧 열릴 美北정상회담, 그리고 북한 비핵화와 종전 선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해외 전문가들 또한 한반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주장은 이론과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토대로 한 가설이라고는 하나 현실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