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前뉴욕시장 미국인 석방 주장…2013년 이후 북한이 억류한 한국인 6명 생사불명
  • ▲ 중국과 북한, 미국에서 곧 석방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들. 왼쪽부터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美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국과 북한, 미국에서 곧 석방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들. 왼쪽부터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美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北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억류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 소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루돌프 줄리아니 前뉴욕 시장이 美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3명이 오는 3일(현지시간) 풀려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한때 공화당 대선 유력 주자였고,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변호인단이기도 한 줄리아니 前시장의 말이어서 그 파급력은 매우 컸다.

    美정부는 줄리아니 前시장의 발언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지만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3명을 금명간에 석방할 가능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일 美백악관과 국무부의 공식 반응 전했다.

    이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줄리아니 前시장은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석방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 주제로 논의를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줄리아니 前시장이 TV 방송에 나와 그런 말을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같은 문의에 美국무부 영사과 대변인은 “관련 보도들이 사실인지 타당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美국무부는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의 복지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들이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고 한다.

    美정부는 이처럼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석방 협상이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 북한 소식통들은 이들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최성룡 전후납북피해가족협의회 이사장은 이들 미국인 3명이 마이크 폼페오 美국무장관이 비밀 방북을 한 직후에 노동교화소에서 풀려났으며, 각자 평양 인근의 호텔에서 치료를 받으며 ‘교육’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美北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며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들이 나오면서 국내 언론들의 이목은 북한이 억류한 한국인 인질 6명의 생사안위로 쏠리고 있다. 현재 북한이 불법 억류하고 있는 한국 국적자는 모두 6명. 이 가운데 3명은 탈북자다. 이는 2017년 6월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보고, 이후 통일부의 발표를 통해 확인된 숫자다.
  • ▲ 2017년 6월 기준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인들.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생사확인과 석방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6월 기준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인들.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생사확인과 석방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3년 10월에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는 국가전복음모 및 간첩죄로 무기 노동교화형(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14년 10월에는 김국기 목사, 같은 해 12월에는 최춘길 선교사가 국가전복음모 및 간첩죄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 모두 중국 땅에서 北보위성 요원들의 함정에 빠져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세 사람 가운데 김원호 씨는 2016년 3월 북한 국경과 인접한 중국 땅에서, 같은 해 5월에는 고현철 씨도 중국에서 北보위성 요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 사람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석방시키려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은 북한 평양과학기술대 교수와 직원, 중국인 아내와 결혼한 뒤 중국에서 대북선교를 하던 침례교 목사다. 즉 3명 중 2명은 직접 북한에 들어간 사람들이다. 반면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인 6명 가운데 5명은 모두 北보위성 요원에게 납치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욱 선교사, 김국기 목사, 최춘길 선교사는 모두 중국으로 도망 나온 탈북자들을 보살펴 주거나 일시적으로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도적 대북선교’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들이 활동한 지역도 북한 내부가 아니라 모두 중국이었다.

    나머지 탈북자들 또한 중국 땅에서 북한 주민들을 돕거나 다른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활동을 하다가 중국 조선족 끄나풀들의 유혹으로 北보위성 요원들의 함정에 빠져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억류한 한국인들이 기자회견에서 ‘간첩’이니 ‘어린이 유괴’니 하며 자백한 것이 모두 거짓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한국 정부는 2017년 상반기까지 스웨덴이나 영국 등 북한과 수교 관계를 가진 나라들과 국제적십자기구 등을 통해 이들의 상황을 확인해보려 했지만 북한 측의 거절로 실패했다고 한다. 즉 북한에게 납치돼 인질 상태인 한국인 6명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북한 측에 납치한 한국인 6명의 상황과 석방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로도 “남북 대화에서 억류된 한국인 문제를 거론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계속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오는 8월 15일을 전후로 해서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휴전선 일대 3곳에 영구적인 이산가족 상봉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납치해 억류하고 있는 한국 국민 6명부터 데려오는 것이 옳은 순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