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 신문 “과거 핵사찰 거부했던 북한, 핵시설·미사일 시설 12곳 이상이라 밝혀”
  • ▲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옆에 선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옆에 선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이 미국 측에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美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3일 美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美北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협의 차 방북한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김정은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운반수단까지 모두 폐기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북한은 핵무기 사찰과 관련해 ICBM도 폐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다만 핵무기 폐기 일정과 그에 따른 대가를 두고 양측에 이견이 있어 향후 협의 결과는 예단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또한 “북한 핵폐기 세부 절차는 美北정상회담 이후 실무 협의를 통해 합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 생화학 무기 폐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같은 주제는 美北정상회담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美중앙정보국(CIA) 관계자와 핵전문가 등 3명이 지난 4월 하순부터 일주일 동안 북한을 방문해 협의를 가졌으며 美北정상회담 합의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시킨다는 논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또한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미국은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를 주축으로 한 비핵화 조치를 실시하기 위한 조정을 시작했으며,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도 협력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 2017년 12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환호하는 김정은. 이런 김정은이 과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포기할까.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2017년 12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환호하는 김정은. 이런 김정은이 과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포기할까.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日아사히 신문은 “북한은 2000년대 6자 회담을 하는 와중에 원자로와 플루토늄 생산 시설 등을 관련국에 알렸지만 국제기구의 사찰을 거부해 결국 핵무기를 폐기하지 못했으며 핵무기 관련 시설은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북한이 이번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측에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이 12곳 이상이라고 밝힌 것은 보면 핵사찰을 수용할 뜻이 있어 보인다”고 추측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미국 측은 북한의 핵시설 폐기 완료 시한을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인 2021년 초까지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편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그 때마다 체제 보장, 美北 국교 정상화, 경제제재 해제 등의 대가를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日아사히 신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일본 정부만 별다른 억제책을 마련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美北정상회담에서 북한 ICBM 폐기만을 합의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놓이게 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나온 ‘판문점 선언’에서 ‘상대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한다’고 합의했다”면서 “반면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억제할 수단이 없는 상태여서 美北정상회담의 의제가 될지 주목된다”고 주장했다.

    日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김정은은 이미 생산한 핵무기와 운반수단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영호 前공사의 주장과 상충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만약 김정은이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은 비밀 지하기지에 이미 생산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숨겨 놓고 있다면 日아사히 신문의 보도도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