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당 간부 때문에 ‘평양냉면’ 맛도 못 봐

RFA 소식통 “北당국이 배포하는 식권, 간부들이 빼돌려 장사꾼에 팔아 넘겨”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03 10:16:08
▲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이 가져온 평양 옥류관 냉면을 먹는 양 정상.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평양냉면을 먹는 모습이 나온 뒤 국내에서는 평양냉면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 심지어 충성계급이라는 평양 시민들마저도 소위 '빽'이 없으면 평양냉면을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냉면’을 비롯해 유명한 북한 음식들을 주민들이 먹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평양시 노동당 간부들이 정부 공식가격의 식권을 장사꾼들에게 팔아 넘겨 부정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장사꾼에게 넘어간 식권을 비싼 값에 사야 하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간부들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평양 시민이든 지방에서 온 사람이든 옥류관 냉면을 무척 먹고 싶어하는데 옥류관이나 고려호텔 음식점 같은 유명한 평양 식당들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문턱이 너무 높아 웬만한 배경이 없으면 출입조차 어렵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옥류관의 냉면 판매량은 일일 4~5,000그릇으로 제한돼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맞춰 평양시 각 구역 인민위원회, 공장, 기업소를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냉면 식권’을 공급해주며 주민들이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게 제도화 돼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냉면 식권’을 노동당 간부들이 중간에서 대량으로 빼돌려 장사꾼들에게 도매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장사꾼들은 자신들이 산 금액에 높은 이익을 붙여 주민들에게 다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옥류관에서 판매하는 평양냉면의 공식 가격은 북한 돈 300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노동당 간부들이 식권을 빼돌린 탓에 암표로 팔리는 냉면 값은 무려 1만 원에 달한다고.
▲ 지난 4월 2일 평양 공연 방북 당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들. 북한 일반 주민들은 옥류관에서 마음대로 냉면을 사먹을 수도 없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식통은 “비단 옥류관 냉면뿐만 아니라 평양의 이름난 음식점 식권은 노동당 간부들이 빼돌려 제 뱃속을 채우는 탓에 일반 주민들은 공식 가격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값을 주고 음식을 사먹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방에서 모처럼 평양에 올라온 사람들도 평양 음식을 맛보려면 식당 앞에서 암표 상인부터 찾아야 한다”면서 “암표 장사꾼들이 노동당 간부들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평양의 어느 음식점 앞에서나 버젓이 암표 장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평양 소식통은 “고려호텔 음식점을 비롯해 옥류관, 청류관 등 평양의 유명 대형 식당들은 식자재를 국가에서 공급받는데 평양시 간부들이 이를 악용해 식자재 공급을 미끼로 오래 전부터 식권을 빼돌려 부정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4월 평양시 선교 구역 장충 1동에서는 동사무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제공한 식권이 5세대에 불과했다”면서 “노동당 중앙에서는 최근 평양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냉면 식권과 맥주 배급표를 ‘당의 배려’라고 선전하며 충성을 강요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비웃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의 분위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권을 받으려면 기업소나 공장 등에서 ‘풀가동 혁신자’로 인정받아야 1년에 1회 정도의 식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 배급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장사로 돈을 벌어 암표를 사서 먹는 사람이 더 똑똑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이야기는 평양 시민들에게조차도 옥류관 냉면을 비롯해 평양 유명 식당의 음식은 ‘그림의 떡’이라는 뜻이다.

즉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평양 시민들은 아무 때나 옥류관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이를 본 국민들이 주말과 휴일에 평양냉면을 먹으려 달려가는 것은 북한 사람들의 눈에는 오히려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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