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원자력에너지기구·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 “북한 비핵화 실현 지원할 것”
  • ▲ 2014년 9월 IAEA가 북한 영변 핵시설 원자로에 대해 보고한 내용을 보도하는 장면. IAEA는 북한 핵활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YTN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4년 9월 IAEA가 북한 영변 핵시설 원자로에 대해 보고한 내용을 보도하는 장면. IAEA는 북한 핵활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YTN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다짐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왔다. 지난 29일에는 청와대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정상이 도출해 낸 ‘판문점 선언’ 속 비핵화 선언이 2000년, 2007년 당시에 나온 합의 내용과 거의 같다는 점을 들어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은 국제기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핵사찰이다. 국제기구들은 “북한 비핵화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과 산하기구인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기구(CTBTO)’가 판문점 선언에 나온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지지하며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이 나온 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하고 “남북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에 합의한 두 정상의 용기와 지도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한반도에서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진전이 있도록 약속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한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또한 “곧 이뤄질 美北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성과를 더욱 강화하고 진전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유엔은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같은 날 프레데릭 달 IAEA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 측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발전이 북핵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프레데릭 달 IAEA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위성사진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북한 핵개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핵 관련국들의 정치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북한에서의 핵 폐기 검증 활동을 재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 2017년 9월 북핵 문제에 대해 브리핑하는 CTBTO 임원들. CTBTO 또한 북핵 해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CTBTO 유튜브 채널 캡쳐.
    ▲ 2017년 9월 북핵 문제에 대해 브리핑하는 CTBTO 임원들. CTBTO 또한 북핵 해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CTBTO 유튜브 채널 캡쳐.
    라시나 제브로 CTBTO 사무총장 또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남북 정상 간의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전에 성과를 이룬 것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남북 정상의 공동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고 한다.

    라시나 제브로 CTBTO 사무총장은 “남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얻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선언에 주목한다”면서 “CTBTO는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제브로 CTBT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특히 북한이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서명하는 일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김정은 정권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이 주도하는 전방위 사찰에는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데 가장 좋은 대안은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북한 핵시설 사찰 및 폐기다.

    IAEA의 경우 1991년 12월 남북 간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 내에서 핵시설을 사찰한 경험이 있고, 1996년 출범한 CTBTO의 경우에는 2017년 6월 말 기준으로 183개국이 서명하고 166개국이 비준한 범지구적 핵실험 금지조약이라는 상징성이 커서 이런 국제기구가 미국을 대신해 북한의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시설을 사찰한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적잖히 가라 앉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도된 데 따르면, 김정은은 마이크 폼페오 美국무장관과의 면담에서 IAEA 사찰을 허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므로, 북한이 국제기구를 통한 비핵화를 수용할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