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에서 취업 비자 발급 받아올 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
  • 이른바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돼 '강제 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강정호(31)가 다시 방망이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한국 시각으로 2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Pittsburgh Pirates) 소속 선수인 강정호가 미국 정부로부터 취업 비자(work visa)를 발급 받아 미국에 다시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MLB닷컴은 "한국에서 음주운전 유죄 판결(DUI conviction)을 받고 1년 반 동안 미국을 떠나 있었던 강정호는 조만간 피츠버그 구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프랭크 코넬리(Frank Coonelly) 피츠버그 사장은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불가피하게 야구를 빼앗겼던 강정호가 오랫동안 노력해온 끝에 다시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다시 우리 조직의 일원이 된 강정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2014시즌까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활약하다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으로 이적한 강정호는 데뷔 첫해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는 빼어난 활약을 보인데 이어 이듬에엔 주전 3루수로 도약, 타율 0.255에 21홈런, 62타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간판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러나 2016년 12월 2일 새벽 자신의 차량(BMW)을 몰고 가다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치고 도망간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으면서 찬란하게 빛나던 야구 경력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100만~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드러나 면허가 취소된 강정호는 미국 정부로부터 취업 비자(P-1) 발급까지 거부당하면서 '제한 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등재되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구단으로부터 연봉도 받지 못하고 야구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강정호는 그동안 피츠버그 구단의 배려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해 '야구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했다.

    지난해 주한 미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강정호는 마지막 수단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을 두드렸다. 도미니카에서 운동을 지속하면서 올해 초 현지 미 대사관에 비자 발급을 신청한 강정호는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재입국할 수 있는 취업 비자를 손에 쥐게 됐다.

    이와 관련, 피츠버그의 포수 프란시스코 서벨리(Francisco Cervelli)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강정호를 만난 적도 있는데, 2주 전 강정호가 전화를 걸어 '미국에 간다, 미국에 간다'고 말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벨리는 "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우리가 함부로 잘잘못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실수를 저지른 것 뿐이고, 다시 그가 돌아왔을 때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강정호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선수입니다. 인생은 이렇게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뛸 준비만 돼 있다면 분명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