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저격수', 알고보니 가수협회 전 수석부회장?박일서, 가수 김흥국 상해 및 손괴 혐의로 고소 파문
  • 지난 4일 다수 매체에 '대한가수협회 김흥국 회장의 추가 미투 사건에 대해 폭로하겠다'는 문자를 돌리고, 실제로 찾아온 한 매체 기자에게 B씨의 폭로 내용을 공개한 장본인이 가수 박일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일서는 80년대 유명했던 남성 듀오 '도시와 아이들'의 멤버로, '달빛 창가에서' '선녀와 나뭇꾼' 같은 노래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인기가도를 달리다 1990년 팀이 해체되면서 솔로 가수로 활동해왔다.

    가수 활동 외에도 박일서는 대한가수협회에서 기획운영부회장과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가수들의 친목 도모 및 권익을 보호하는 일에도 적극 앞장서왔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대한가수협회 정기 이사회에서 박일서를 비롯한 3명의 임원에 대해 보직 해임 및 업무 정지 징계가 내려지면서 소위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당시 이사회는 전국지부지회 관리 업무에 소홀했다는 이유를 들어 박일서 등에게 이같은 징계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박일서는 사전에 김흥국과 30년 지기인 가수 B씨와 모종의 대화를 나눈 뒤 B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모 스포츠 매체 기자에게 들려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추가 폭로자로 알려진 B씨는 김흥국씨가 한창 축구할때 술 얻어 먹고 밥 얻어 먹고 했던 사람"이라며 "한 마디로 김흥국씨에게 그렇게 하면 안되는 오랜 지기인데, 난데없이 성추행 추가 폭로자로 등장해 몹시 놀랐다"고 말했다.

    졸지에 '김흥국 저격수'로 둔갑한 B씨는 자신이 했던 주장들이 사회적 파란을 일으키자 김흥국의 한 지인에게 "지금 본의 아니게 너무 힘이 든다"며 "며칠 동안 밥맛을 잃어 식사도 못하고 있다. 형 좀 잘 돌봐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 본의 아니게 너무 힘이 드네요.

    며칠 동안 밥맛을 잃어서 식사를 못하다보니, 지금은 말 할 힘이 없어서 통화하기가 힘이 듭니다.

    형 좀 잘 돌봐주세요."


    가요계 관계자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지금 B씨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측근을 통해 '요즘 힘들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문자를 보면 직접적으로 사과를 한다든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는 말은 안했지만, 문자 말미에 '형(김흥국) 좀 잘 돌봐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보아 김흥국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매체 기사에 따르면 B씨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충동적인 행동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따라서 B씨의 육성을 녹음하고 이것을 기자들에게 퍼뜨린 박일서씨가 이번 사건의 배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7일 김흥국을 상대로 추가 성추행 의혹을 주장한 B씨가 이번 폭로를 후회한다고 말한 적도 없고,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의 회유와 압박으로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소개했던 B씨의 최측근도 박일서로 추정된다"면서 "당시 박일서는 B씨가 김흥국의 측근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공개하며 이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로 입맛을 잃어 몸무게도 줄고 주말에 있었던 조그만 행사도 펑크를 냈습니다.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아 집에서 그냥 술잔만 기울이며 두문불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이 관계자는 "'자신이 폭로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얘기는 B씨가 한 말이 아니라 박일서가 자의적 해석을 내린 것"이라며 "이런 문자가 과연 '대한가수협회 측으로부터 온갖 회유를 받고 있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박일서는 지난 20일 대한가수협회 전국지부장 회의가 열린 중식당에도 무단 난입해 소란을 피웠는데, 본인이 자초한 일을 갖고 거꾸로 김흥국 회장을 고소하는 적반하장격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나도 이날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미 해임됐기 때문에 발언권도 없는 분이 계속 발언을 하길래 나가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박일서가 고함을 치면서 맞서는 바람에 결국 양측간 밀고 밀리는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옷이 찢어지는 걸 본 적도 없는데 박일서는 몸싸움으로 옷이 찢기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김흥국 회장을 형사 고소했다"며 "오히려 상대방 측에서 협회 임원을 비하하는 말을 했음에도 김 회장이 우리가 참자고 맞대응을 자제시키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박일서는 26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팔이 비틀려서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 상황이 썩 좋은 건 아니라고 2주 염좌 진단을 내렸다"며 "지금 팔을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아래로만 가만히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흥국을 상해죄 및 손괴죄로 고소한 박일서는 "김흥국은 회원들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이라며 "보고만 있으려다가 어깨를 비틀리고 옷도 찢어지는 바람에 고소를 하게 됐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또한 "몇 개월 있으면 (회장)임기가 자동으로 끝나는데 왜 그러겠느냐"며 자신이 회장 자리를 노리고 이런 고소를 했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