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포럼', 정우택·유기준·나경원 '보수의 미래'… 당권 경쟁과 관련 있다는 시각도
  • ▲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지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자유회의 토론회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심재철 부의장은 최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포럼을 창립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지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자유회의 토론회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심재철 부의장은 최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포럼을 창립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우파 성향의 포럼 창립이 잇따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드루킹게이트'를 계기로 진보좌파가 수세에 몰린 가운데, 호기를 맞이한 보수우파의 재건을 위한 토대 마련이라면 좋지만, 한국당의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어 자칫 염불보다 잿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재철 "무너진 애국보수 재건"… 자유포럼 창설

    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최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포럼(약칭 자유포럼)을 창립했다. 포럼 대표는 심재철 부의장(5선·경기 안양동안을), 간사는 김종석 의원이 맡았다.

    심재철 부의장은 자유포럼 창립의 배경을 "탄핵 국면에서 무너진 자유민주·애국보수진영을 재건해 선진 대한민국 건설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포럼에는 한국당 현역 국회의원 34명이 이름을 올렸다.

    자유포럼은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회담을 하지 말 것 △회담에서 관철할 북한의 '비핵화'는 완전하고 비가역적인 CVID 방식이어야 할 것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정우택·유기준·나경원 "보수의 업그레이드"… '보수의 미래' 포럼

    앞서 한국당의 대표적인 중진의원인 정우택·유기준·나경원 의원도 손을 맞잡고 보수의 혁신을 고민하는 '보수의 미래' 포럼을 창립했다.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은 상임고문을 맡고, 유기준(4선·부산 서동)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보수의 미래' 포럼에는 현역 국회의원 16명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지난 19일 2차 세미나를 여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용남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 등 많은 수의 원외당협위원장도 참석해, 세(勢)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유기준 의원실 관계자는 "품위 있는 보수, 건전한 보수로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에 맞춰, 보수를 재건하고 미래지향적 보수를 정립하기 위해 포럼을 결성하게 된 것"이라며 "회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의원들도 세미나에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 ▲ 자유한국당 나경원·정우택·유기준 의원이 지난 19일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미래' 포럼 2차 세미나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정우택·유기준 의원이 지난 19일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미래' 포럼 2차 세미나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김무성·정진석, 올해 초부터 '열린토론, 미래' 모임 재개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올해 2월부터 '열린토론, 미래' 모임을 재개했다.

    '열린토론, 미래' 모임은 창립 당시 바른정당에 당적을 두고 있던 김무성 전 대표와 한국당 소속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초당적 범보수 모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은 "보수대통합을 준비하는 모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김무성 전 대표 등이 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부분적 보수대통합'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열린토론, 미래'는 잠시 휴지기를 가졌으나, 올해 초부터 활동을 재개하면서 "보수 전체의 차원에서 보다 큰 또다른 비전과 목표를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당외 대표적 보수 인사 황교안, 싱크탱크 '고민'

    당외·원외에 머물고 있는 대표적 보수우파 인사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최근 싱크탱크 창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전 총리가 서울특별시장 출마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등 한국당의 잇단 제안을 고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황교안 전 총리가 보수의 가치를 구현할 싱크탱크 등 다른 차원의 활동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현실정치에 뛰어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전 총리는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25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에서 9.3%의 선호를 받아,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낙연 국무총리·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과 함께 오차범위 내에서 최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활발한 움직임, 한국당 차기 당권 경쟁과 관련 있나

    이렇듯 활발한 움직임과 관련해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지만, 한국당내 일각에서는 차기 당권을 놓고 경쟁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는 관측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심재철 부의장과 정우택·나경원 의원,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은 모두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황교안 전 총리도 지방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경우,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홍(비홍준표) 연석회의를 함께 하는 의원들이 각자 포럼이나 모임을 따로 꾸리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뜻하는 바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차기 당권 경쟁과 관련이 있다고 마냥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경쟁의 과정에서 더 나은 보수재건을 위한 아젠다가 도출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