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선거 인터뷰] 궤멸 직전 보수에게 '위기는 기회'… "6·13 승리해 '보수 재건' 이끌 것"지방 선거 전망 정부 지지율 '허수' 강조… 南 "보수·중도 통합, 혁신 통해 文 떠난 지지자들 잡아야"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4 수원 경기도청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4 수원 경기도청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제 다짐은 집권을 하자입니다. 나에게 연정을 배우러왔던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신기루 같은 78%의 지지율에 취해 전선을 좌우로 나누고, 보수 세력을 적폐로 규정하며 단죄하겠다고 합니다. 나는 집권 후에 연정하는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권력을 나누고 정치가 안정돼야 일자리도 생기고 모든 구성원의 협의와 축복 속에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는 겁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섰다. 남경필 지사의 성공적인 도정 운영을 높게 평가한 한국당도 그를 경기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남경필 지사는 24일 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좌파가 권력 독점 욕심을 명확하게 보여준 시간으로 평가하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쓰러진 보수·우파 세력을 재건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정 두 차례 권했지만 끝내 안 하더라” 

    남경필 지사가 도정 4년 기간 보여준 '연정'은 이미 한국 정치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2014년 당선 후 과감하게 현 여권과 연정을 시도하며 부지사를 할애했다. 느리더라도 함께 가야한다는 남경필의 정치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한쪽이 영원히 사라져야 했던 한국 정치의 응어리를 풀어냈다는 평가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숙청 DNA'가 만든 구태 정치를 끊고, ’공존의 DNA’를 이식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끈질기게 화합의 길을 고집한 남경필 지사가 본 문재인 정부 1년 평가는 냉정했다. 남 지사는 문재인호가 “독주를 하며 예정된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경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정하라고 두 차례 직접 고언을 했다"며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남경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에 한 번, 대통령 당선 후에 한 번, 총 두 번 연정을 권유했다. 

    남 지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에 연정을 배우겠다며 직접 도지사 집무실을 찾았다. 문 대표는 연정의 성공을 위해 개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겠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돌아온 것은 국회와 논의 없는 개헌안 발의, 각종 코드인사를 통한 부실인사 의혹,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10년에 대한 보복 수사 논란이었다. 

    남경필 지사는 "당시 대통령이 되시면 꼭 연정을 하시라고 했는데, 안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정말 잘되길 바랐다"면서도 "어쩔 수 없는 예정된 실패의 길로 들어갔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연정을 배우러왔던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지금은 집권 초반 권력에 기대어 아집과 독선으로 가게 됐을까. 

    남경필 지사는 "속도와 정도의 문제지 지금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여당이 무기력해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수직적 당청관계의 구조적 문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남 지사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며 또 다른 결정적 원인이 '사람'에 있다고 봤다. 

    남 지사는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일번이지만, 결국 사람"이라며 "평상시에 안하던 걸 권력을 잡은 다음에는 더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상시에 권력을 나눠버릇 하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 나눈다는 건 무망(無望)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권력고 대통령에 비하면 작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권력인데 이걸 나누는 것을 실현한 것"이라며 "경기도의 연정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4일 뉴데일리의 인터뷰에서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4일 뉴데일리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은 결국 필연적 실패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진짜 실력은 대선 득표율 41%… 독선 고집하면 실패는 필연" 

    남경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패착을 '신기루 같은 지지율에 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 지사는 뼈아픈 보수 정부의 실패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절대권력으로 가는 길에 제동을 건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백드롭으로 걸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라는 웃픈 문구를 만들어낸 것도 남경필 지사다. 

    남 지사는 "우리처럼 분단된 나라일수록 내부가 통합돼야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을 하고 싶다면 권력 안에 보수적인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담길 수 있어야 통일을 안정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는 데 지지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 탄핵 가결표는 78%로 압도적이었지만, 정작 탄핵으로 대통령이 된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표는 41%"라며 "자기 실력은 41%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깨달아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집권초반 열성적인 지지자에 의해 적극적으로 답변되는 신기루 같은 지지율에 취한 것 같다"며 "본래의 실력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는 게 본인의 실력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남경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의 기반을 늘릴 수 있는 길은 반대편을 포용할 때 열린다고 내다봤다. 

    그는 "집권의 기반을 늘리는 길은 탄핵에 찬성했던 국회 세력을 연정을 통해 자기 집권 기반으로 포용하는 데 있다"며 "손만 잡자고 하면 누가 오나, 권력을 나눠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권 1년 차에 권력의 중심에 선 사람들의 문제로 게이트가 생기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우리도 결국 망했다. 임기 첫해 하강곡선을 그리다 바닥을 찍고 대통령을 그만두는 과정이 반복됐는데, 놀라운 건 (문재인 정부는) 너무 빨리 (그 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직전 집권세력을 적폐로 규정하고 낱낱이 단죄하고 우리는 깨끗하다고 주장한 것 때문에 더욱 국민적 실망과 권력의 허망함을 빨리 느끼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찍지 않았는데 지금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된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 부분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봤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인지도가 높고 정치적 순발력이 굉장히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정 운영의 방식, 의회와의 협치 부분에서 대결을 펼칠만하다"며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정에서 보여준 의사결정 방식과 정책이 경기도 바전에 적합한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시장은 임기 기간 성남시의회에서 갈등이 이는 것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올해도 고교무상교복 시행을 두고 한국당 측의 반대가 있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찬반 각각의 성남시의원 명단을 직접 공개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이재명 시장의 정치철학이 "갈등을 감수하고라도 할 일을 해야 한다. 정치에서 갈등이 없이 하겠다는 것은 자기가 신이 되겠다는 것"이라면, 남경필 지사는 그와 대조되는 자신의 정치브랜드인 '연정'이 선거전에서 격돌할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다.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4 수원 경기도청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4 수원 경기도청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민주당 잇단 악재, 한국당은 호재인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의원이 댓글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정부·여당에 잇단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남경필 지사는 여전히 한국당의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허수'가 포함돼 있지만, 한국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고전 중인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대선에서 홍준표를 찍은 사람, 안철수를 찍은 사람, 유승민을 찍은 사람도 대통령 지지율에 포함돼 있다"며 "그분들은 언제든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 지사는 "그 분들이 한국당으로 오느냐는 별개"라며 "이건 우리의 몫"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대안을 내놓고, 협조할 건 협조하며 대안정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경필 지사는 다시 지지받는 보수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가 혁신과 통합이라고 전망했다. 

    남 지사는 "결국 통합이다. 이렇게 찢어져 있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인사 등 독주와 독선에 실망한 분들이 오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과대표집은 정부 초기 밴드웨건 효과도 있지만 우리 야당의 지리멸렬함도 있다"고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답변도 안하고 지지정당도 없고, 투표장에도 안 나가는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못 한다고 해서 야당으로 오는 게 아니"라며 "그래서 다들 새로운 질서의 탄생,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을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보수 재건’ 지금이 기회다  

    남경필은 보수인가 아닌가. 답은 그가 걸어온 길이 말해준다. 개혁을 주장하면 보수가 아닌가. 

    남경필 지사는 ‘자신을 보수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보수의 최고의 가치는 자유"라며 "그런데 자유와 함께 반드시 같이 가야할 것이 배려"라고 답했다. 

    남 지사는 "너무 자유만을 외치다 보면 남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이 세상이 약육강식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자유를 외치지만, 남에 대한 배려라는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게 새로운 보수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의 극단정치에서 연정을 외친 것처럼 ‘보수는 차갑고, 진보는 뜨겁다’ ‘보수는 냉정하고, 진보는 따듯하다’라는 선입견을 깨겠다는 포부다. 

    남 지사는 "새로운 보수주의의 정책의 핵심은 힘들어하는 국민"이라며 "당연히 자유시장경제라를 가장 중심에 놔야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시장경제가 오작동하는 것을 막는 배려의 정책들이 따라붙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경력 단절 여성,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50대, 주부들… 은퇴를 하고 바로 시장에 나오면 시장이 다 포용을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경쟁과 시장논리로만 작동을 하면 안 되고, 이분들을 위한 정책적 비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남경필 지사가 민주당 독주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지키고자 하는 이유다. 

    남 지사는 "우리 사회의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없어졌다"며 "우리는 왜 만 명의 청년들에게 사다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남 지사가 연정으로 이뤄낸 ‘경기도 청년 일하는 청년 시리즈’ 중 하나인 청년 1억 통장에 관한 이야기다.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10년을 근속하며, 10~30만원을 저금할 경우 도의 지원을 합쳐 최대 1억원을 만들 수 있는 제도다. 

    남 지사는 "일부 보수에서 공격할 수도 있지만 청년에 대한 배려"라며 "청년들이 노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10년을 일해 집 장만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게 시장경제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데 재밌게도 이 정책은 이재명 시장도 공격을 한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얼마전 이재명 시장이 남 지사의 ‘청년 1억원 통장’에 대해 "일부 청년층에만 혜택이 가는 사행성 정책"이라고 비난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남경필 지사가 제안하는 보수 재건 프로젝트 달성 과제는 ‘통합’이다. 

    남 지사는 "보수가 굳건히 서야한다"며 보수·중도통합을 시사했다. 

    그는 "공천 받은 날 나이가 지긋한 당원께서 말씀하신 게 있다. 남지사 당신 탈당했다 왔지, 그거 나 섭섭해 그렇지만 당신 지지할 테니 보수와 당을 위해서 헌신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은 따로 있나,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비슷해 보이는 데 왜 따로있나, 다들 욕심때문이 아닌가 힘을 합해라, 보수는 차이를 최소화하고 공통점을 가지고 뭉치는 게 보수의 미덕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러한 기대와 당부를 의식한 듯 "첫 걸음이 제1야당이자 보수의 본가인 자유한국당의 혁신"이라며 "자유한국당에서 건강한 보수, 똑똑하고 유능한 보수를 재건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수를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