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원순, 김기식을 황희 정승같은 사람이라고 감싸더니 댓글조작 중간총책 김경수를 멋있다고 칭송"
  •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드루킹 게이트'가 서울시장 선거를 흔드는 분위기다. 특히 여야 후보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박원순 시장이 공개적으로 김경수 의원을 두둔하고 나선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드루킹 게이트'는 현재 각 진영 후보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최대 이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 게이트'와 관련해 직접적인 연관 의혹에 휩싸였고 야권 후보들은 특검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라는 야권 후보들의 거센 촉구에 박원순 시장이 내놓은 대답은 바로 "김경수 멋있다" 한 마디였다. 이는 곧바로 논란이 됐고 야권은 박 시장의 발언 배경에 '친문(親文) 표심 잡기'가 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각종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을 차례대로 감싸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성추문 논란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한 정봉주 전 의원과 피감기관 비용으로 외유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에는 '드루킹 게이트'에 엮인 김경수 의원까지, 친문 성향 인사들을 차례로 두둔했다.

    '김경수 옹호' 논란은 지난 19일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수 멋있다" 응원글을 올렸다가 20일 삭제하면서 촉발됐다. 20일은 민주당의 서울 및 경기 지역 광역단체장 경선 결과가 발표된 날이기도 하다.

    이날 박 시장은 현역의원인 우상호, 박영선 의원의 도전을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6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러한 박 시장의 압도적 승리에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인식과 '친문 표심'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 크다.

    그렇다면 '드루킹 게이트'와 '친문'의 개연성은 무엇일까. 이번 드루킹 사태 연루 의혹이 제기된 김경수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이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른바 친노, 친문을 모두 아우르는 김 의원을 가리켜 문 대통령이 "내 영혼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권의 총애를 받는 인사라는 것이다.

    이를 꼬집는 듯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23일 "박원순 시장은 김기식과 김경수 후견인역을 자임했는데, 그것은 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 청와대에 충성한 것인가, 아니면 본심인가"라고 반문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박 시장이 게시글을 게재했다 삭제한 배경과 관련해 "경선 전에는 친문 표가 필요했는데 이제 이겼으니 필요없다는 것인가"라고 일침을 놨다.

  •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실제 박원순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 선언 당시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던졌다. 이러한 행동은 당내 약한 지지기반을 의식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드루킹 게이트'로 여권이 위기에 빠졌다는 인식이 고조되며 친문 온라인 활동이 위축, 친문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완패하고 본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은 박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큰 표심을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경수 옹호글' 삭제가 논란이 되자 박원순 시장은 "현직 시장이 특정 후보 기자회견 영상을 링크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선관위에서 삭제 권고 조치가 왔다"며 게시글 삭제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글 말미에 "그러나 여전히, 김경수 멋있다. 경수야, 힘내라"라는 응원의 문구를 덧붙여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박 시장은 김기식을 황희 정승같은 사람이라고 감싸더니, 댓글조작의 중간총책 김경수 의원을 멋있다고 칭송했다"며 "그런 도덕관과 판단력은 서울시장으로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것이고 서울시민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서울시장 후보 확정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드루킹 사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안 후보는 2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은 지방선거 막바지에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고 또 여론을 왜곡하고 경쟁자를 낙마시킬 것"이라며 "부실 여론조사 회사는 여론조작의 공범"이라고 재차 '드루킹 특검'을 주장했다.

    앞서 19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김경수 의원이 지난 대선 때 대규모 댓글공작에 연루됐다고 한다"며 "지금껏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엄청난 국기문란"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특검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김문수 후보는 "이 정권은 적폐청산을 빙자한 무자비한 정치보복으로 나라를 갈갈이 찢어놓고 있다. 지금 따끔하게 문재인 정권에 회초리를 들지 않으면 안 되며,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