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두차례 연기 진통..신임 부사장 임명안 가결23일 이사회서 야권 이사 퇴장..남은 이사들끼리 표결 진행
  • 외부 강의나 심사위원 활동 등으로 사내 취업 규칙을 위반, 징계를 받은 인사가 'KBS 부사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24일 단독 후보로 올랐던 정필모 기자를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KBS는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정필모 부사장 임명동의안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이날 정식으로 임명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23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정필모 부사장 임명동의안에 반대하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전원 퇴장한 이후 남아 있는 이사들끼리 표결을 강행, 선임 안건이 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야권 이사들은 ▲정필모 후보자가 회사 몰래 외부에서 돈을 받고 강의를 하다 적발돼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고 ▲재직 중에 주간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바 있다며 부사장 임명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KBS는 ▲감봉 3개월은 경징계로 분류되는 처분이고 ▲외부 법무법인으로부터 절차상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으며 ▲양승동 사장의 핵심 공약인 '정상화추진위원회'를 이끌 적임자라는 점에서 정필모 부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양승동 사장 공약 이행할 적임자"


    1958년생으로 1987년 공채 14기로 KBS에 입사한 정필모 신임 부사장은 31년 동안 경제 전문 기자로 재직해오며 경제부장과 1TV뉴스제작부장 등을 역임하고 '경제전망대' 앵커,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경제뉴스 해설위원,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두루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정필모 신임 부사장이 뉴스제작부장 재직 시절 안팎의 압력이나 청탁을 철저히 배격함으로써 KBS 뉴스의 공신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재임 시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프로그램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지키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평소 엄격한 자기관리로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직업윤리를 준수함으로써 선후배, 동료들의 신망을 얻고 있으며 ▲소신을 지키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합리적인 성품을 지니고 있어 시청자단체 등 외부와의 원활환 소통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다.

    향후 정필모 신임 부사장에게는 양승동 사장의 공약 사항 중 핵심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임무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KBS는 "정 부사장이 '정상화추진위원회'와 '미디어 상생위원회'를 이끌고, 성폭력 사건 진상조사 및 해결을 위한 TF도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리한 부적격자 인사, 즉각 철회해야"

    앞서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수차례 성명을 통해 ▲징계가 진행 중인 자에 대해서 사표를 받을 수도 없고 ▲징계를 받은 자는 1년 동안 승진을 할 수도 없다는 규정을 들어 인사위원회 1심에서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재심 중인 정필모 기자는 이번 부사장 인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정 신임 부사장은 ▲방송기자연합회가 주관한 '이달의 기자상'과 '올해의 기자상' 심사위원으로 39회 참여했고 ▲방송기자연합회가 주관한 저널리즘스쿨 강의를 10회 진행했으며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갈등관리포럼 회의 및 세미나에 6회 참석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KBS노동조합에 따르면 정 신임 부사장은 재직 중에 주간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회사를 무단 이탈해 학위 취득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