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탈북자들이 송금한 돈 모두 뺏어가고 주변 사람들의 왕따·괴롭힘 유도”
  • 2015년 5월 재입북을 호소하는 탈북자 가족들. 北선전매체는 탈북자의 남은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5월 재입북을 호소하는 탈북자 가족들. 北선전매체는 탈북자의 남은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무리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도 최근 북한 당국의 행태를 보면 저질스럽기 짝이 없다. 특히 국가보위성이 그렇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2일 “北국가보위성 요원들이 탈북자 가족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北국가보위성 요원들이 최근 탈북자 가족 감시를 빌미로 뇌물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며 “보위성이 탈북자 가족들을 오지에 추방하지 않는 것도 추가 탈북 방지와 함께 이들에게 뇌물을 지속적으로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북한 소식통들의 말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북한의 어느 직장이나 동네에서도 탈북자 가족은 특별감시 대상에 속하는데 보위성 요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이들을 감시하도록 지시, 탈북자 가족들이 따돌림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평양시 낙랑구역에 거주하는 한 여성의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중국에 친척을 찾아갔다가 한국으로 탈북했다고 한다. 이후 여성은 ‘관리소(정치범 수용소)’나 오지로 추방되지 않고 보위성의 24시간 밀착 감시를 받는 ‘인질’ 신세가 됐다고 한다.

    이 여성의 감시를 맡은 보위성 요원은 여성의 딸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탈북자 자녀’라고 알려줘 의도적으로 따돌림을 받게 유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성이 탈북자 가족을 기존 거주지에 그대로 두면서 집요하게 괴롭히는 이유는 탈북자에게 연락해 돈을 보내라는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탈북자가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면 감시를 담당하는 보위성 요원이 대부분 뺏는다고 한다. 탈북자 가족들은 따돌림과 괴롭힘에서 벗어나려고 어떻게 해서든 뇌물을 바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보위성 요원들이 탈북자의 남은 가족을 압박해 해외에 있는 탈북자들에게 송금을 유도하고 있으며, 가족을 담당하는 보위성 요원들은 ‘보호비’ 명목으로 이 돈을 가로채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송평 구역을 맡은 한 보위성 요원은 두 달마다 탈북자 가족들을 국경 인근의 전화 브로커에게 끌고 가서 한국에 있는 탈북자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송금하라고 종용한다고. 그리고 탈북자가 보낸 돈을 갈취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성 요원의 도를 넘는 수탈로 탈북자 가족들은 ‘차라리 먼 곳으로 추방되는 게 낫다’는 푸념까지 한다”면서 “탈북자 가족들은 ‘돈을 보내면 모두 보위성 요원들에게 빼앗기니 내가 죽게 됐다는 소식을 들어도 돈을 보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다른 경로를 통해 탈북자에게 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의 말은 김정은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돈을 뜯어내 대북제재로 부족해진 자금을 채우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조선 말기 무능력한 조정과 탐관오리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