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총 매출의 6% '라이크기획'에 지급"창립 초기부터 프로듀싱 계약, 법률적 문제 없어"
  •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 SM엔터테인먼트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 SM엔터테인먼트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기업(라이크기획)에 2년 연속 100억원 이상을 지불해 온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M엔터테인먼트와 특수관계자의 거래 내역'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라이크기획에 108억 3,269만 6천원을 영업비용으로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6년에도 110억 3,958만원이라는 거금을 라이크기획에 지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SM엔터테인먼트의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 매출의 5%에 달하는 '거금'을 2년 연속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셈이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프로듀싱 전문 회사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음반과 SM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는 음반의 음악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에 총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15년 이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음반매출액'의 최대 15%의 인세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기로 돼 있었으나, 2015년 전체 매출액에서 6%를 인세로 지불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 내용이 변경됐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경제는 19일자 보도를 통해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불하는 비용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고, 심지어 2015년에는 지불 규정이 바뀌어 라이크기획에 더욱 유리하게 계약조건이 조정됐다"면서 "이 같은 거액의 돈이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로 들어가면서 '내부 거래'에 대한 문제 제기뿐 아니라 이 회장의 '배 채우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는 "에스엠은 2000년 코스닥시장 상장 후 배당을 한 적이 없고, 이 회장은 2010년 등기이사에서 사임을 했기 때문에 현재 이 회장은 에스엠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나 임금이 없다"며 "이 회장이 프로듀싱 업무를 대가로 라이크기획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의 엔터테인먼트 업종 담당 연구원은 SM엔터테인먼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점을 들어 "내부거래로 인해 이익이 줄어드는 경우로 볼 수 있다"고 아시아경제 측에 밝혔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는 19일 공식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거쳐 '적정한 기준'으로 체결된 것으로, 법률적 문제점이 없음을 알려드린다"면서 일각에서 지적한 것처럼 특정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당사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은 당사의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창립 초기부터 지속되어 왔다"며 "2000년 당사의 코스닥 상장 전후부터는 해당 계약 및 거래 내용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시돼 왔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양사의 계약은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얻어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해 체결된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