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정상회담서 납북자 문제 꼭 말할 것” 아베 日총리에 약속
  • ▲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8일(현지시간) 美플로리다州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日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꼭 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트럼프 美대통령과 아베 日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3명이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한 “미국은 일본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모든 납치 피해자의 즉각적인 귀국을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아베 日총리가 그토록 바라던 美北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것이다.

    아베 日총리는 트럼프 美대통령의 말에 화답하듯 “북한이 대화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상해주는 것은 안 된다”며 “최대한의 대북압박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아베 日총리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택한다면 일본과의 외교 관계도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美北정상회담이 현 상황에서 돌파구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제대로 취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전폭적인 경제지원과 함께 국교 정상화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몇 주 후에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회담이 큰 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 미국과 한국, 북한,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가능한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과 세계에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그러나 “美北정상회담이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면 회담장에 가지 않을 것이며, 회담에 가서도 성과가 없다고 느끼면 바로 나가서 각자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美정부들은 김정은을 억제하는 일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북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며 ‘단계별 비핵화와 보상’은 어림도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 ▲ 지난 15일 청와대가 공개한 2018 남북정상회담 슬로건.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는데 10만 명에 달하는 납북자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5일 청와대가 공개한 2018 남북정상회담 슬로건.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는데 10만 명에 달하는 납북자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내에서는 이번 美日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건진 것이 없다는 평가를 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이 일본을 부러워할 부분도 있다. 바로 ‘자국민 보호’ 측면이다.

    일본 경찰청은 “납북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로 868명을 특정한 바 있고, 일본 정부는 자체 조사 결과 최소 17명이 납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우익계에서는 150여 명이 납북되었다고 주장한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日총리가 김정일과 만났을 때 핵심 주제는 일본인 납북자 실태 조사와 송환이었다. 일본으로부터 받을 거액의 경제지원에 들떠있던 김정일은 “일본인 17명을 납치한 적이 있으며, 그들 중 8명은 죽었다”면서 생존자 5명을 돌려보낸 적이 있다.

    일본 정부는 이후로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계속 조사, 북한 측에 납북자 실태 조사를 촉구하면서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2014년 7월에서 스위스에서 북한 측과 접촉해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북한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결렬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서는 즉각 미국으로 달려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매달린 것이다.

    한편 6.25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납북된 한국 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물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안팎에서도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표어와 함께 ‘종전 논의’와 ‘비무장 지대 내 중화기 철수’ 같은 이야기만 들릴 뿐 북한 김씨 왕조에게 납치당한 피해자 10만 명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