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韓美日, 느긋하게 단계적 비핵화 원하는 김정은과 달리 빠른 비핵화 희망”
  • 문재인 한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아베 신조 日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한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아베 신조 日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과 미국, 일본이 ‘점진적·단계적 비핵화’를 바라는 김정은과 달리 2020년까지 북한 비핵화를 완료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한국과 미국, 일본은 단계적 비핵화를 통해 단계별로 반대급부를 취하려는 북한과 달리 최대한 빨리 비핵화를 추진, 2020년에는 완료하려 한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한미일 세 나라는 북한 정권이 요구하는 단계적, 점진적 비핵화를 합의할 경우 이것이 오히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역량을 완성하는 시간을 벌어보려는 북한 정권을 돕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美대통령과 아베 日총리 사이에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표가 정해진 상황”이라고 미국과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의 경우 김정은을 최대한 압박해 비핵화라는 ‘외교적 승리’를 거둔 뒤에 2020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싶어 하며, 아베 日총리는 2020년 이전에 북한 비핵화를 마무리해 평화 분위기를 고조시켜 도쿄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개발을 지난 수십 년 동안 자국민을 위협해 온 심각한 문제로 보며 이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SCMP는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 3월 26일 시진핑 中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단계적, 점진적 비핵화’를 주장했다”면서 “이런 비핵화를 원하는 김정은은 제재 해제나 경제 지원 같은 보상이 없는 비핵화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 미국-일본의 비핵화 방식과 북한의 비핵화 방식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CMP는 “예전 일본과의 대화에서 미국은 ‘행동 대 행동’ 접근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실행해야만 체제 보장을 해준다는 패키지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또한 2018년 내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돌입해 양측의 합의를 도출해 낸 뒤 연내 또는 1년 내에 모두 완료하거나 늦어도 2020년 여름 전에는 북한 비핵화를 완전히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과 한국, 일본 간에 다양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 SCMP의 설명이었다.

    SCMP는 “이와 함께 몇몇 한국, 미국, 일본 관리들은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현지 사찰 등을 수행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에게 일정 수준의 양보는 불가피한 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CMP 보도는 미국과 일본은 국내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려는 차원에서 비핵화에 몰두하고 있다는 뜻으로, 북한 비핵화가 실패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심각한 위기에는 봉착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은 두 나라와 달리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체제가 무너지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세 나라 가운데 북한 비핵화에 가장 관심이 적은 듯 한 행태를 보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