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지라’ 등 외신들 “트럼프 美대통령 요청 보도된 이튿날 응답”
  • 지난 18일(현지시간)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는 아델 알-쥬베르 사우디 외무장관.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8일(현지시간)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는 아델 알-쥬베르 사우디 외무장관.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한다며 공격을 가하고서도 “빠른 시일 내에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그는 취임 전부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지역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자주 해왔다.

    시리아 공격 이후에도 트럼프 美대통령은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고, 그 역할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대신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美‘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그의 말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화답하면서, 시리아 사태는 앞으로 새로운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에 파병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델 알-주베르 외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美대통령의 미군 철수 발언을 들은 뒤 “군 병력을 보낼 뜻이 있다”고 밝혔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폭 넓은 국제연합군의 일원으로써 미국과 시리아 파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아델 알-주베르 사우디 외무장관의 ‘시리아 파병’ 발언은 이날 수도 리야드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아델 알-주베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전 오바아 정부로부터도 시리아에 파병해 달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기에 새로운 제안은 아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긴급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과의 연대를 위해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알 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 내 테러조직 ISIS와 싸우기 위해 2014년에는 연합군의 일부로 공습에 가담한 적이 있으며 2016년에 이미 지상군을 파병할 준비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알 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병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시점이 美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 이후라는 데 주목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전날 “현재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의 역할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아랍 동맹군이 대신해 줬으면 좋겠다”고 한 트럼프 美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알 자지라’는 “트럼프 정부의 새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튼은 미군을 대신할 아랍 동맹군에 이집트도 포함시키기를 원하며, 이들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안정화시키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 자지라’는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은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예멘 내전에 참전한 아랍 동맹군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 군의 리더십과 작전수행능력을 보고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사우디 군이 시리아에 파병될 경우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현재 시리아에는 2,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자유시리아군(FSA)과 시리아 민주군(SDF), 쿠르드 민병대 등을 교육하거나 이들에게 무기와 장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시리아 주둔 미군은 주로 특수부대 소속이거나 지원병 력들이며, 테러조직 ISIS에 의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했던 2014년 말부터 파병돼 머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