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드루킹' 조사 보고 약속한 중앙선관위, 돌연 취소홍철호 "구체적 시간까지 약속했는데 누군가 지시한 듯"
  • ▲ 자유한국당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이 1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이 1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가 자유한국당이 요청한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관련 조사 보고를 거부하며 외압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18일 한국당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에게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사태'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선관위에 불법 선거 운동 의혹을 제기했던 최모 씨의 제보 내용과 선관위 측 조사 과정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돌연 이날 회의 시작 직전 불참 통보를 했다. 전날까지도 진상 조사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선관위 측 관계자는 "어느 한 당에만 (이 사안을) 보고하는 것은 무리"라며 발길을 돌렸다.

    진상조사단 간사인 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지난해 3월 23일 중앙선관위에 최모 씨가 직접 방문제보를 했고, 느릅나무 출판사 관련 선거 불법 행위가 있다는 제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홍철호 의원은 "선관위 조사국장은 현장 조사를 했으나 느릅나무 출판사가 내부 조사를 거부해서 실시하지 못했다"며 "(중앙선관위는) 제보가 들어온지 한달 이상의 시간을 지체하고 대선 4일 전인 지난해 5월 5일 이 사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종결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16일 검찰은 조사 없이 내사를 종결 처리했다"며 "선관위에 불기소처분 통보한 것으로 이 제보와 관련된 느릅나무 출판사의 불법 선거 운동 행위는 덮였다"고 설명했다. 

    홍철호 의원은 "우리는 최모 씨의 제보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조사국장이 현장에 진입하려고 했지만 못하고 그냥 돌아온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검찰에 수사 의뢰한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묻고자 했다"며 "선관위에서 유감스럽게도 보고를 하겠다고 시간까지 서로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일 지금 이 시간 한 당에만 보고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누구 눈치를 보는건지 어떤 지시에 의해 보고를 못하고 돌아갔는지 모르겠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진상조사단장 김영우 의원도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어제 섭외해서 선관위 직원만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 이야기도 안하고 돌아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에 우리 당이 취할 모든 조치는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 위원인 최교일 의원은 "어느 기관이 여러 당을 모아놓고 보고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며 "중앙선관위의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보고를 못하겠다고 한다면 아마 우리나라 어느 부처도 국회 보고를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위원인 이만희 의원은 "아마도 말못할 사정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선관위도 (댓글 조작 활동이 이뤄진) 건물의 위치나 관련 IP까지 확보하고 조직적인 댓글 공작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걸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이 사안을 고발한 게 아니라 단지 수사 의뢰 조치 했다는 것도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