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아무런 대책 없이 주택 철거…당한 주민은 떠돌이 신세”
  • ▲ 중국에서 바라본 北함경북도 온성군의 주택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에서 바라본 北함경북도 온성군의 주택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김정은 정권이 ‘장마당 환경 개선’을 명목으로 주민들의 주택을 마구잡이로 강제 철거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7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장마당 환경을 개선한다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주민들이 살던 집을 강제로 철거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집을 한 순간에 잃은 북한 주민들은 해당 기관에 불만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당 간부들은 주민들의 어려운 처지는 고려하지 않고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무리하게 주택들을 강제철거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 간부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면서 “예전에도 도시미화를 한다는 핑계로 주택을 강제로 철거하는 바람에 피해 주민들이 몇 년 동안 떠돌이로 생활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철거한 주택에 살던 주민들에게 새 집을 배정해주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새 집’이라고 하는데 외장 공사만 마친 채 인테리어는 전혀 돼 있지 않은 집에 입주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집을 빼앗긴 주민들은 새로 받은 집을 돈 많은 사람들에게 헐값에 내다판 뒤에 기존에 살던 집보다 초라한 집으로 옮겨가는 형편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당 간부들이 충성심 경쟁으로 환경개선 사업을 과도하게 벌여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사업을 진행하며 한편으로는 주민들에게 온갖 명목으로 돈이나 물자를 뜯어가다 보니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당 간부들의 무리한 사업 추진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세상에서 고통스럽게 사느니 탈북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미 탈북해 한국으로 간 사람들을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강제적인 주택 개량에 관한 소식은 몇 달 전에도 나온 바 있다. 2017년 10월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우리 공화국 경제가 끄떡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며 가정집 주택들을 개량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때도 지붕개량 사업비용은 모두 주민들이 각자 부담하도록 해 원성이 자자했다.

    이처럼 김정은이 짧은 생각을 바탕으로 즉흥적으로 명령을 내리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자재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노동당 간부들이 명령에 더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려 약탈하는 경우가 빈번해 결국 주민들의 주머니가 텅 비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