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원들 "김경수에 대한 실망 커… 김태호 반사이익 얻어 충분히 이긴다"홍문표 "민주당 분위기 못 읽고 강공?… 낙동강 전선 북상해 수도권까지 순풍"
  • ▲ 드루킹 댓글 공작 배후로 지목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드루킹 댓글 공작 배후로 지목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6·13 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인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을)이 '드루킹 댓글 공작' 배후로 지목되며, 낙동강 벨트에서 보수 결집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보수 결집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경수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최대 수혜자로는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꼽힌다.

    당초 경남선거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한국당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돼 치열한 선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경수 의원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활용해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의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댓글 공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며, 경남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김경수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 선하고 도덕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올해 1월만 해도 경남선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경남이 보수 텃밭이긴 하지만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진영에 대한 실망감이 크고 정부여당이 지지율 독주를 보이는 상황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해석이었다.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를 두고 '홍준표 재신임'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앞세운 것도 경남 지역 표심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또,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전략공천된 뒤에도 김태호 카드가 경남의 잠든 보수를 깨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낙동강 벨트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근심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김경수 사태로 경남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당 경남지역 핵심 관계자는 "김태호 카드는 매력적이지 않지만, 김경수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김태호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경수가 인기가 좋은 이유는 선한 이미지 때문인데 지금은 댓글 조작 프레임에 완전히 갇혀버렸다"며 "이번 사건으로 우리의 원래 보수표가 결집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까지 부동층이나 반대편 표가 옮겨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호재(好材)"라며 "팔짱 기고 있던 샤이 보수들이 '문재인 정부한테 표를 줄 수는 없다' '이명박·박근혜는 댓글로 구속시켰으면서 발뺌한다'며 정부 도덕성 붕괴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당에 표를 몰아주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남해 지역을 돌고 있는 한 한국당 의원은 "지금 남해에 와있는데 스크린 해보니 상당히 반전될 것 같은 여지가 있다"며 경남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경수 사태로 낙동강 전선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한국당 상승세 바람이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남 지역구 의원인 이주영 의원(경남 마산합포)도 "격전이었던 경남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이주영 의원은 "문재인정권이 두 얼굴을 가진 실체를 드러냈기 때문에 낙동강 벨트를 시작으로 주변이 다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낙동강이 북상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빨리 분위기를 알아채야 하는데 계속 강공으로 일관해서 (역풍이) 수도권까지 올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낙동강이 좋아지면 수도권은 자연히 좋아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