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자회견서 “북한과 직접 접촉…美北정상회담 안 열릴 수도”
  •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방미한 아베 신조 日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남북 간에 ‘종전’을 논의하는 것을 축하한다”고 말한 대목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진짜 그런 뜻일까.

    美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美정부 고위층이 北최고위층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 “사람들은 한국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면서 “한국이 북한과 만나서 ‘종전’이 가능할지 논의하려 한다는데 그들에게 축복을 보낸다”고 말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이어 “(남북한) 그들은 종전을 주제로 협상을 하는 데 대해 나의 축복을 받을 것이고, 그들은 나의 축복을 갖고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美北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도 내놨다고 한다. 美北정상회담의 후보지가 현재 5곳으로 압축됐지만, 북한과의 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美北정상회담 후보지 5곳은 논의가 잘 진행되면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곧 있을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다양한 논의를 하게 될 텐데, 회담은 6월 초순 또는 그보다 조금 일찍 열릴 수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주제가 다뤄지지 않는다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굳세게 나아갈 것이니 일단 두고 보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한 “나는 북한 문제가 수년, 또는 수십 년 전에 해결됐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면서 “이제는 어느 방향으로든 가야 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점이 왔으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이어 “김정은과의 만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니면 일어나지 않을지 모르는 상태”라면서도 김정은과의 회담을 기대하며, 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비롯해 많은 주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 1953년 7월 27일에 맺은 6.25전쟁 휴전협정서. 한국은 빠져 있다. ⓒ외교부 전시사본 촬영.
    ▲ 1953년 7월 27일에 맺은 6.25전쟁 휴전협정서. 한국은 빠져 있다. ⓒ외교부 전시사본 촬영.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 “북한은 매우 친절했다”면서 “북한은 내가 아니었다면 어떤 것도 논의하지 않았을 것이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실패했겠지만 내가 나서서 크게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의 발언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을 논의하는 것을 격려한다”는 뜻이 되지만, 그가 이어서 한 말 “그들은 종전을 주제로 협상을 하는 데 대해 나의 축복을 받을 것이고, 그들은 나의 축복을 갖고 다시 논의할 것”이라는 대목과 ““우리가 원하는 주제가 다뤄지지 않는다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굳세게 나아갈 것이니 일단 두고 보자”라는 대목을 합쳐서 보면 다른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즉 트럼프 美대통령은 남북한이 ‘종전’을 논의하고 선언하기 위해서는 6.25전쟁 휴전협정 당사자인 ‘미국’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김정은이 미국의 요구대로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예 美北정상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다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아베 신조 日총리를 옆에 두고 美北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비롯해 일본 정부의 관심과 우려도 회담에 반영할 것이라는 뜻을 언론들 앞에서 공개한 셈이다. 이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미국과 일본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데서 드러난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휴전 협정에는 북한과 중국, 유엔군이 서명을 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미국이 대신 맡았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북한은 ‘통미봉남’ 전술을 사용할 때마다 한국을 향해 “6.25전쟁 종전 선언의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국도 종전 및 평화 협정의 당사자”라고 밝히면서 남북 간의 종전 선언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美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남북간 종전협정 논의와 관련해서 들은 것이 없다’고 밝혔고, 美北정상회담 장소 또한 계속 논의 중이며 한국과도 지속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