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영국 어떤 무기로 시리아 공격했을까?

언론들 “B-1B 폭격기·英토네이도 GR4에서 순항미사일 공격”…시리아 “20발 요격” 주장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15 10:49:20
▲ 미국과 프랑스, 영국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에는 美해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B-1B 폭격기, 토네이도 전폭기, 라팔 전투기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B-1B 전략 폭격기가 AGM-158B JASSM-ER을 발사하는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지난 13일 오후 9시(현지시간) 미군을 필두로 프랑스, 영국 공군이 합세해 시리아를 공격했다.

공격 전에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시리아 인근 지중해로 출동한 것을 두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시리아를 공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나왔지만 실제 공격에는 해군뿐만 아니라 공군 전력도 투입했다. 한편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은 “대공 무기로 적 미사일 20기를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이번 시리아 공격에 어떤 무기를 사용했을까? 시리아 정부군이 이를 요격했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어떤 무기를 썼을까? 러시아 군은 가만히 있었을까?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공격한 연합군 전력과 무기


미국과 프랑스, 영국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격 전력과 결과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해당 국가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을 종합해보면, 연합군의 이번 시리아 공격에는 공군이 동원됐다.

美공군의 B-1B 전략 폭격기와 英공군의 토네이도 GR4s 대지 공격기 4대가 공격에 참가했다는 소식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프랑스 공군은 ‘라팔’을 투입한 사실이 ‘애비에이션 애널리시스’ 등 군사전문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됐다.

美공군의 B-1B 전략 폭격기는 한국에서 ‘죽음의 백조’로 잘 알려져 있다. 최고 속도가 마하 2.2에 달하며 지상 50m의 초저공을 음속의 속도로 침투하는 것이 가능해 냉전 시절에는 소련에 상당한 위협이 됐던 전력이다.

B-IB 전략 폭격기가 이번 시리아 공격과 같은 임무에 투입될 때는 단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AGM-131 SRAM) 24발 또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ALCM) 8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번 공격의 경우 시리아 곳곳에 러시아 군이 배치한 S-400 트라이엄프 대공미사일 포대가 있어 400km 바깥에서 공격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SRAM보다는 ALCM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B-1B에 탑재하는 ALCM은 구형인 AGM-86이나 2012년에 퇴역한 AGM-129 ACM이 아니라 AGM-158B JASSM-ER일 가능성이 높다. 마하 1이 채 안 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정 부분 스텔스 디자인을 적용한 JASSM-ER은 925km의 사거리를 갖고 있고 B-1B에는 24발을 탑재할 수 있어 이번과 같은 공격에 적합하다.
▲ 英런던의 공군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스톰 섀도우' 순항미사일. 프랑스의 스칼프 EG와 거의 같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英공군의 토네이도 G4s 공격기와 프랑스 공군의 라팔에서 사용한 공격 무기는 ‘스톰 섀도우’ 또는 ‘스칼프 EG’로 불리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이다.

‘스톰 섀도우(스칼프 EG)’ 순항 미사일은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한 무기로 2002년부터 실전배치가 됐다. AGM-158B JASSM-ER보다 조금 더 크지만 사거리는 560km로 오히려 짧다. 탄두 중량은 같지만 초저공으로 지형을 대조해가며 목표로 돌진하기 때문에 정확도와 기습 능력은 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톰 섀도우’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도입하지 못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스, 인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테러조직 ISIS에 의한 이라크·시리아 내전과 리비아 내전, 예멘 내전 등 실전에서 사용한 뒤에는 그 평가가 매우 높아졌다.

英공군은 시리아 공격에 키프러스 악로티리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4대의 토네이도 GR4s를 투입했다고 밝혔고, 프랑스 공군 또한 이와 유사한 수의 라팔 전투기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돼 이들이 발사한 미사일 수는 20여 발이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美국방부는 시리아 공격 이후 브리핑을 통해 “美해군 함정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발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한다.

美국방부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100여 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시리아 화학무기 개발시설과 생산공장, 보관시설에 퍼부었다는 것이다.

“미사일 20여 발 요격했다”는 시리아의 무기 S-200


한편 알 아사드 정권은 공습이 끝난 뒤 관영매체를 통해 “20여 발의 적 순항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프랑스.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애비에이션 애널리시스 윙’이라는 군사전문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연합군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데 S-200 대공미사일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 목표에서 러시아 군 시설은 배제돼 S-400 대공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시리아 정부군이 가진 대공무기만 썼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 S-200 대공미사일. 시리아는 물론 북한도 보유하고 있다. 해외 군사전문매체들은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이 S-200 미사일로 연합군 순항미사일 일부를 격추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S-200은 나토 코드 GA-5 가몬으로 알려진 대공미사일이다. 북한군도 보유한 S-200은 초기형과 후기형으로 나뉘며 사거리는 150km에서 300km로 나뉜다. 길이 10.76미터, 발사 총중량 7톤이 넘는 대형 미사일로 요격 고도는 최대 30km에다 요격 속도가 마하 8에 달해 웬만한 폭격기나 전투기는 요격이 가능하다.   

S-200의 표적 탐지 레이더는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를 탐지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美해군이 사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나 B-1B 폭격기는 탐지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9월 美공군의 B-1B 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됐을 때 이를 조준한 북한군 대공미사일이 S-200이었다. 스텔스 디자인을 적용한 다른 순항미사일까지 포착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200으로 연합군의 순항미사일을 요격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모든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1B에서 발사한 JASSM-ER이나 토네이도 전폭기, 라팔 전투기가 발사한 ‘스톰 섀도우’, ‘스칼프 EG’는 초저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핵전쟁 불사한다”더니 침묵한 러시아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전에는 “미국이 공격한다면 반격할 것”이라며 ‘핵전쟁’까지 운운했던 러시아 군은 이번에 침묵을 지켰다.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 군은 “아군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었다.

이번 연합군의 공격은 순항미사일을 통한 정밀타격이었고, 그 목표물도 아사드 정권의 수도 다마스커스와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시설이 밀집한 홈스여서 러시아 군의 피해는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반격할 명분을 찾지 못한 것이다.

물론 러시아 정부는 연합군의 공격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 히틀러와 같은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맹비난하는 성명을 내놨다.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 영국 정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알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다는 사실은 국제법적 위반임과 동시에 영국 땅에서 전직 스파이를 화학무기로 암살하려 한 러시아에게도 이번 시리아 공격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이 30분 만에 끝난 것은 동시다발적인 순항미사일 공격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데다 확전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美정부는 시리아 공격 이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시리아와의 전쟁이 아니라 괴물 같은 짓을 한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응징”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이 이유임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은 순식간에 끝났지만 알 아사드 정권은 긴장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과 같은 반인류적 범죄에 대해서는 ‘협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두 차례나 보여줬고, 여기에 러시아도 ‘행동’으로 반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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