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밀리자 "박원순 밀어줘서 당선시켰다고 원망 받았다" 양보론 프레임 '고개'
  •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장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자의 '박원순 때리기'의 빈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안 후보는 그간 현장 행보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정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최근에는 박원순 시장의 이름 석자를 거론하며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이 많아지고 있다.

    안 후보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출마 선언이 공식화되자 "박원순 시장이 지난 7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4년 더 한다고 해서 할 수 있겠느냐"며 "아마 새로운 공약들이 나올텐데 지난 7년간 왜 그런 것을 지키지 못했는지 시민들께서도 질문하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전날 택시기사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제가 초선일 때 택시회사에 갔는데 박원순 시장에 대한 여러 원망을 많이 들었다"며 "왜 박원순 시장을 밀어줘서 당선시키게 했느냐고  하셨다"고 했다.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는 아예 "박원순 시장과 치열하게 경쟁해보고 싶다"며 "2강(强)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직후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앞서 안 후보는 미세먼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미세먼지 측정소를 찾았을 때도 박 시장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는 "환경부와 서울시가 추진한 화물자동차 질소산화물 감축 장치 사업은 사후관리가 안 돼 예산 낭비만 초래하고 실효성이 전혀 없었다"며 "최소한 실내 미세먼지는 서울시가 책임지겠다"라고 했다. 미세먼지 정책이 박원순 시장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세 수위가 높지는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안철수 후보의 '박원순 때리기'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그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양보론 프레임으로 가져가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여론조사 따르면 안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게는 물론 야권 경쟁자인 김문수 전 지사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이에 안 후보가 일종의 '땜질식 처방'으로 양보론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구도로 볼 때 안철수 위원장은 김문수 전 지사와 야권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민주당 표를 뺐어오기 위해서는 박영선·우상호 의원도 쓰고 있는 양보론 프레임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권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자리가 사고 파는 거래가 될 수 있느냐"며 "같은 당일 때는 내부적으로 자기들 끼리 하는 이야기는 될 수 있어도 당이 다른데 철지난 이야기는 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